(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미국 부동산 시장을 선도하는 맨해튼의 아파트 인기 판도가 확연하게 달라지고 있다.
경기침체가 심하던 시기에 각광을 받던 소형 아파트의 인기가 사그라지고 중대형의 수요가 되살아나고 있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5일 부동산 감정업체인 밀러 새뮤얼 등의 자료를 인용, 거실과 침실 공간이 모두 한 데 있는 스튜디오형 아파트의 3분기 중간 거래가격이 37만5천 달러를 기록, 전분기 대비 8.5% 하락했다고 보도했다.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7.4% 하락했다.
방 하나가 거실과 분리돼 있는 원룸형 아파트의 중간 거래가격도 61만 달러를 기록, 역시 전분기 대비 4.5%가 떨어졌다. 1년 전에 비해서는 6.2% 하락했다.
이에 비해 방 3개 짜리 중형 아파트의 경우 중간거래가격은 27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3.8%, 작년 동기와 비교하면 15.1% 상승했다.
방 4개 이상인 대형 아파트의 경우 폭등에 가까운 상승세를 보였다. 중간거래가격은 600만 달러로 전분기 대비 29%, 작년 동기대비 53%나 올랐다.
크기가 작을수록 하락률이 높은 반면 아무도 찾지 않던 큰 아파트들은 갑자기 수요가 크게 늘어난 것이다.
소형 아파트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바닥세를 보일 때 가격이 싸다는 이유로 그나마 선호도가 높았지만 지금은 정부의 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혜택이 마무리 된데다 그동안 중대형 아파트 가격도 많이 떨어지면서 양상이 달라진 것으로 풀이된다.
거래량에도 변화가 있어 올해 3분기 스튜디오형과 원룸형 아파트의 거래비중은 45%를 기록, 작년 동기의 51%에 비해 6% 포인트 낮아졌다.
맨해튼 그리니치 빌리지에 원룸형 듀플렉스 주택을 갖고 있는 레베카 골드파브는 최근 이 주택을 99만5천 달러에 매물로 내놨다.
그동안의 인기를 감안하면 지난 2008년 94만 달러에 구입한 이 집의 가격을 더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요즘은 조그만 집을 100만 달러 이상 주고 구입하려는 수요자가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그는 "내가 생각하는 가격으로는 집을 팔 수가 없었다. 중개업자가 가격을 더 내려야 한다고 해서 할 수 없이 호가를 낮췄다"고 말했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