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 시절을 통틀어 첫 우승이라 너무 좋습니다"
17일 경기도 여주시 블루헤런 골프장(파72.6천582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 투어 제11회 하이트컵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한 장수화(21.토마토저축은행)는 경기가 끝난 뒤 눈물이 채 마르지 않은 채로 인터뷰실에 들어왔다.
대개 '생애 첫 우승'이라고 해도 아마추어 시절에는 몇 차례 우승이 있기 마련이지만 장수화는 "아마추어 때도 우승 경험이 없었다"며 눈물을 훔쳤다.
2007년 국가대표를 지내고 2008년 드림투어를 거쳐 2009년부터 정규투어에서 활약한 장수화는 "처음 골프채를 잡고 나서부터 지금까지 딱 10년 됐다. 그동안 아마추어 대회를 통틀어 1등을 한 번도 못해보다 오늘 처음 해봤다"며 "그래도 욕심을 내지 않고 마지막 라운드를 치렀는데 좋은 결과가 나와 너무 좋다"고 말했다.
이 대회는 코스가 어렵기로 소문이 나 언더파 점수를 낸 선수가 두 명밖에 없었고 특히 코스가 올해 열린 대회 가운데 가장 길었다.
장수화는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30.99야드로 투어에서 95위에 불과한 대표적인 '짤순이'지만 가장 긴 코스를 정복해 첫 우승의 의미를 더했다.
챔피언조에서 동반 플레이를 펼친 '장타자' 양수진(19.넵스), 유소연(20.하이마트)과 비거리가 거의 30야드씩 났지만 쇼트게임으로 번번이 이를 만회했다.
"같이 친 선수들의 거리를 신경 쓰지 않았다"는 장수화는 "오늘도 파4 홀 가운데 세 군데에서 두 번째 샷을 우드로 쳤다"며 "주위에서 '너는 거리가 짧아서 안 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었다. 그럴 때마다 속상했지만 이제 우승을 해서 괜찮다. 또 만회할 수 있는 쇼트게임 능력이 있기 때문에 투어 선수가 된 것 아니겠느냐"고 웃었다.
페어웨이 안착률에서는 장수화가 87.99%로 투어 전체에서 1등이다.
"코스가 길고 어려워 대회 전에는 '컷 통과만 하자'는 마음으로 나왔다"는 장수화는 "생각보다 쇼트게임이 잘 됐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보기가 나오지 않도록 잘 막았다. (선두였던) 어제도 아버지가 '욕심내지 말자. 오늘 우승하더라도 하늘이 주는 것이지 네가 잘해서 하는 게 아니다'라고 말해줘 여유를 가질 수 있었다"고 말했다.
"시즌 도중이라 거리를 늘리기 위해 많은 변화를 시도하기는 어렵다"는 장수화는 "그래도 이번 우승으로 5년 시드를 받았기 때문에 앞으로 노력해서 좀 더 좋은 스윙을 선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장수화는 "그동안 '딱 한 번만 우승하면 그다음부터는 골프를 못 쳐도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막상 우승을 하고 나니 이번 시즌에 한 번 더 우승하고 싶다"며 "반짝하는 선수가 아니고 오래가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연합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