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당국 뭄바이 테러 사전 경고 받았다"

(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지난 2008년 11월 163명의 목숨을 앗아갔던 뭄바이 호텔 테러 사건에 대해 미국 정보 당국이 최소한 두 차례의 사전 경고를 받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뉴욕 타임스(NYT)가 17일 보도했다.

   NYT는 테러 공격이 있기 약 1년 전과 3년 전에 이 공격 기획의 핵심 역할을 했던 인물의 부인들로 부터 미 정보 당국이 그가 테러 조직과 연계돼 있다는 분명한 제보를 받았지만, 이를 묵살했다고 전했다.

   공격 기획의 핵심인물인 데이비드 해들리는 오랫동안 미국 마약국의 첩자로 파키스탄에서 활동했던 인물로 뭄바이 테러 배후조직인 파키스탄의 테러 단체 `라쉬카르 에 타이바'의 회원으로 암약하다 2009년 체포돼 수감 중이다.

   해들리와 결혼한 한 미국여성은 2005년 뉴욕의 연방 수사관들을 찾아가 해들리가 파키스탄 정보기관인 ISI의 암묵적 지원을 받고 있는 비밀조직 라쉬카르의 구성원이라는 점을 제보했다고 한다.

   또 테러 공격이 있기 1년 전 해들리의 모로코 출신 부인인 오우탈라도 파키스탄 주재 미 대사관에서 정보 담당자들을 두 번이나 만나 자신의 남편이 라쉬카르의 멤버들과 어울리고 있으며 인도를 극단적으로 미워하면서도 사업 명목으로 자주 인도를 방문하는데 뭔가 미심쩍은 것이 있다는 제보를 했다.

   오우탈라는 최근 모로코에서 NYT 기자와 만나 "그가 테러리스트이면서 미국을 위해 일하고 있다. 당신들은 모종의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지만, 그들(미 정보당국자)은 내 말에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다.

   해들리의 3명의 아내 중 2명이 직접 미 정보기관을 찾아가 경고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보 당국은 이를 사적인 원한이나 부부 간의 문제에 의한 것으로 보고 묵살했다는 것이다.

   이 기간에 해들리는 뭄바이 테러 공격을 위해 미국 시카고와 파키스탄에 이르는 커넥션을 구축하고 공격 목표물에 대한 치밀한 사전 정찰을 벌이는 한편, 라쉬카르에서 군사훈련까지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뭄바이 테러는 인도와 파키스탄 간의 긴장 고조를 위해 파키스탄 정보 당국과 테러 조직이 연계해 일으킨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미국 측은 이 사건에 ISI 전현직 관리들이 연루돼 있을 가능성은 인정하면서도 뚜렷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모른 채 해 왔다.

   NYT는 "이 사례는 대테러 전쟁의 차질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라면서 "그동안 알카에다와의 전쟁의 주요 동맹국인 파키스탄 일부 관리들의 테러 연계 가능성에 대해 증거가 없다며 미심쩍은 태도를 보여온 미 당국의 안일함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미 정보 당국은 국무부와 FBI가 해들리에 대한 정보를 입수하고 수사를 벌였지만, 당시에는 그와 라쉬카르 간의 연계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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