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금리 기조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점쳐지면서, 단기 부동자금이 주식, 회사채 등 고위험자산군으로 급격히 이동하는 '머니무브' 조짐이 일고 있다.
◆머니무브 시작됐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리 동결 결정이후 주요 은행들의 예금금리가 2%대로 추락했다. 은행권의 수신 잔액은 8월 3조5000억원에 이어 9월 중에도 3조3000억원으로 두 달 연속 감소세다.
이같은 현상은 금리 인상이 연내에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더해지며 단기 부동자금이 위험자산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증시 대기자금인 고객예탁금과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증가추세다.
고객예탁금 규모가 지난 5월 7일 삼성생명 공모자금이 몰리면서 16조6000억원대까지 급증한 것을 제외하면 사상최대 수준으로 누적됐다. 코스피지수 1800돌파 이후 고객예탁금은 지난 12일 14조7317억원까지 늘어났다. CMA 잔고도 43조2444억원으로 최근 1조원가량 증가했다.
특히, 신용융자금은 5조3226억원(14일 기준)으로 38개월래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고위험 투자 각광=이날 코스피지수는 조정을 보였지만, 그동안 소외돼왔던 중소형 가치주와 고금리 회사채 발행시장은 모처럼 활기를 맞았다.
BBB-급 회사채 수익률은 지난 15일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한자릿수로 내려앉았다. 비우량 회사채 발행 시장도 활기다. 지난달 이후 발행이 증가하고 있는 BBB급 회사채가 이번 주에도 1000억원(4건)이 발행될 예정이다.
이하정 SK증권 연구원은 "금리동결로 인한 국고채 금리 급락으로 회사채 투자매력이 더욱 부각되고 있다"며 "풍부한 유동성을 바탕으로 우량등급에서 비우량등급까지 신용스프레드 축소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또 미국의 양적완화조치 선반영으로 외국인 매수세가 잦아들면서 대형주가 조정을 받고 개인투자자들이 선호하는 변동성 높은 중소형주들이 재부각되고 있다.
신용거래종목 대부분이 단기차익을 노리는 중소형 테마주에 몰리면서 이들 종목은 롤러코스터를 타고 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신용거래 비중이 늘어나는 것은 일부 공격적 투자자들이 레버리지(신용)를 일으켜 시장흐름을 따라가고 있는 것"이라며 "저금리 기조로 신용융자 비용이 크지 않은 것도 한 원인"이라고 진단했다.
kke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