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은 선물 시장에서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1조3000억을 내다 팔았고, 기관투자자와 국가ㆍ지방자치단체를 포함하는 기타 투자주체에서 대규모 매물이 나오면서 지수 하락을 부채질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날보다 1.41%(26.87포인트) 내린 1875.42를 기록했다. 9월 이후 기록한 가장 큰 폭의 조정이다. 거래량은 3억6628만주, 거래대금은 5조5760억원을 기록했다.
뉴욕증시는 지난주 지표와 기업실적 명암이 엇갈린 가운데 버냉키 의장의 발언으로 혼조세로 거래를 마감했다.
버냉키 의장은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이 마련한 컨퍼런스 연설에서 양적완화를 기정사실화하면서도 규모와 방식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했다.
또 제너럴일렉트릭(GE)의 실적이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점도 어닝시즌에 대한 우려를 높이며 다우 지수 하락을 부추겼다.
일본 니케이225지수(-0.02%), 대만 가권지수(-1.76%), 홍콩 항셍지수(-1.12%) 등 주요 아시아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오름세로 출발한 코스피는 이내 1900선 이하로 떨어졌고, 이후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로 인해 쏟아진 프로그램 매물로 1870선대까지 추락했다.
선물시장에서 외국인은 올해 들어 두 번째로 많은 1조3000억원을 순매도했다.
이 탓에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인 베이시스가 이론베이시스인 0.94 아래인 0.87까지 추락하면서 차익거래에서 2600억원의 순매도가 나왔다. 전체 프로그램은 1600억원의 매도 우위였다.
전문가들은 차익거래 매물의 대부분이 국가와 지방이 속한 기타계에서 나온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 현물시장에선 국가나 지방 등 기타계를 통해 2440억원의 순매도가 나타나며 기관은 1398억원의 매도 우위를 기록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3443억원과 346억원을 순매수했다.
시가소형(1.09%), 종이목재(1.50%), 의료정밀(1.35%)을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 특히 운수장비(-3.37%), 증권(-2.26%), 은행(-2.01%) 등의 낙폭이 컸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도 대부분 떨어졌다. 현대차(-5.81%), 현대모비스(-4.13%), 기아차(-2.81%) 등 현대차그룹 3종목이 모두 큰 폭 하락했고 삼성전자(-0.39%)와 포스코(-0.30%)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번주 FRB의 베이직북 발표를 앞두고 일시적인 '눈치보기'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심재엽 메리츠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전세계가 양적완화를 통해 자산가치를 향상시킬 준비를 있어 금주 FRB 연준총재와 베이지북 발표가 변수로 작용 하고 있지만 일시적인 눈치보기로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전세계는 통화재팽창을 준비하고 있어 증시 환경은 긍정적"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코스피시장이 선물시장의 하락 등으로 불안했던 반면 코스닥지수는 이날 6.60포인트(1.30%) 오른 516.19를 기록하며 나흘째 상승흐름을 이어갔다.
코스닥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117억원, 775억원씩 매수우위를 보였다. 보험과 투신권에서만 각각 200억원, 300억원 이상씩 주식을 사모았다. 개인은 856억원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최근 코스닥 시장의 급등세를 '풍선효과'의 관점에서 설명했다. 코스피 시장의 불확실성을 피해 코스닥 시장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경민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포스코가 시장의 기대치보다 부진한 3분기 실적을 발표한 후 상대적으로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코스닥 시장이 주목받기 시작했다"며 "외국인 투자자와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롭다는 것도 투자 매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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