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태광그룹 비자금 조성 및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서부지검 형사5부(부장검사 이원곤)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3시께 수사관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에 파견해 태광그룹과 관련된 내부 자료를 확보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 관계자는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국세청에서 임의제출 형식으로 자료를 건네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관계자는 비자금 조성 의혹을 전반적으로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했다고 경위를 밝혔다.
검찰은 국세청이 2007년부터 2008년 초 태광그룹 계열사에서 조성된 거액의 비자금을 적발해 상속세를 부과하는 과정에서 로비를 받았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압수수색을 실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은 당시 태광그룹의 모기업인 태광산업과 비자금 창구로 알려진 고려상호저축은행을 세무조사하는 과정에서 비자금 일부를 확인하는 한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지난 1996년 선친으로부터 물려받은 차명주식을 현금화해 1600억원을 관리하고 있다며 자진신고를 받은 사실도 밝혀냈다.
하지만 국세청은 이에 대해 증여세 최고세율 50%를 적용해 세금만 790억원을 추징하고 자진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이 회사를 고발하지 않았다.
한편 검찰은 이 회장의 광화문 개인 사무실과 그룹 부산 골프장 등을 최근 압수수색해 로비 대상으로 보이는 주요 인사 100여명의 명단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단에는 방송ㆍ통신 관련 부처와 금융당국, 정계 등의 인사가 고루 포함됐고 특정 지역 출신 인사들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지검은 이 회장과 명단 속 인물을 조만간 소환해 로비 여부와 비자금의 용처 등을 조사할 예정이다.
앞서 검찰은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이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한 정황을 포착하고 자금의 출처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아왔으며 이 회장이 이 자금으로 방송통신위원회와 청와대, 금융계에 전방위 로비를 벌인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 작업 중이다.
이와 관련해 김준규 검찰총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대검찰청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검찰이 관심 있는 것은 비자금이고 돈의 흐름을 찾는 수사를 강조해왔다며 "비자금의 실체를 검찰이 밝혀보겠다"고 강조하는 등 이번 비자금 조사에 강력한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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