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중국 하남성 중부의 한 탄광에서 가스 폭발 사고가 발생해 26명이 사망하고, 갱도에 갇힌 11명의 생환 여부도 불투명한 상태다. 이번 사건으로 중국이 탄광 사고에 가장 취약한 국가임이 여실히 증명됐다.
사고 발생 후 광부들의 가족과 친구들이 탄광 부근으로 모였는데, 이는 지난 주 칠레에서의 사고 현장 상황을 떠올리게 한다.
엄격한 심의를 거치는 중국 관영 방송과 달리 인터넷 상에서는 수많은 블로거와 네티즌 평론가들이 하남성과 칠레의 탄광 사고를 비교하며 격렬한 비판을 쏟아냈다.
시나닷컴의 한 블로거는 ‘중국에서는 영원히 칠레와 같은 장면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며 분개했다.
한 네티즌은 원자바오 중국총리가 사고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진행할 것을 명령했다는 기사를 접한 후 ‘총리의 명령이 없으면 구조 활동 따위는 구경도 못할 것’ 이라며 비꼬았다.
중국의 석탄 공급량은 전세계 45%에 달하는데, 석탄 매 톤당 사망자 수는 인도나 미국 등 석탄 생산 국가들을 훨씬 웃돈다.
CLSA의 통계에 따르면 중국의 탄광 사고 사망자 수는 전세계 70%에 달한다. 중국 정부의 통계에 따르면 작년 탄광사고 사망자는 총 2631명에 이른다.
관영 보도에 따르면, 70명으로 구성된 구조팀이 현장에 급파되어 갱도 안으로 진입을 시도했지만 짙은 가스와 탄진으로 구조 활동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토요일 사건 발생 후 중국중앙TV(CCTV)는 현장 생중계를 진행했지만 후속 뉴스는 보도되지 않고 있다.
이는 칠레 관영TV가 33명의 산호세 탄광 광부들에 대한 구조 활동을 떠들썩하게 보도한 것과는 매우 대조적이다.
일부 네티즌은 중국 정부가 칠레 정부와 같은 생명에 대한 존중 의식이 없는 것이라며 꼬집었다. 네티즌들은 중국의 고질적인 탄광 안전 문제 투명성, 인권존중의식의 부재를 동일 선상에 놓고 중국 정부를 비판했다.
소설가이자 유명 블로거인 리쳥펑씨는 자신의 블로그에 게제한 글에서, ‘중국에는 수많은 재능있는 작가, 음악가, 화가, 학자, 요리사가 있는데, 이들 모두 탄광의 암흑 속에 갇혀 있다. 평생 갱도를 빠져나올 수 없을 것이다’ 라며 개탄하기도 했다.
칠레의 구조 활동을 지켜보면서 중국 정부도 스스로 이미지가 위태롭다는 것을 자각했다. 금요일 하남성 탄광 폭발 사고 발생 전, 중국 관영 메스컴은 중국이 칠레에 배워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달 초 중국 정부는 광산업체들이 광부들과 함께 갱도에 내려가도록 하여 안전에 더욱 만전을 기할 수 있도록 새로운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하남성 탄광은 국유 소유이나, 지금껏 사고가 발생한 탄광은 거의 개인 소유 탄광이었다. 정부는 사유 광산을 폐업시켜 안전 기준을 더욱 높이도록 하였다. 중국의 탄광 사망자 수는 2003년 정점을 찍은 후 매년 줄어드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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