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무성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지난 주말 ‘서울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이후 개헌을 공론화하자’는 입장을 밝힌 이후 그 실현 가능성을 놓고 야당은 물론 여당 내에서도 ‘갑론을박’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낙연 민주당 사무총장은 19일 한나라당 김 원내대표의 ‘G20회의 이후 개헌 논의’ 제안에 대해 “개헌논의에 대한 출구전략일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국회 미래헌법연구회 공동대표인 이 총장은 이날 “김 원내대표의 제안은 실제 개헌을 해보자는 생각일 수도 있지만, 한나라당내 친이(친 이명박), 친박(친 박근혜)계가 (개헌에 대해) 서로 의구심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합의가 쉽지 않을 거다”며 이 같이 말했다.
특히 그는 “18대 국회에서의 개헌은 이미 어려워졌다. 국회 개헌특위 구성 시기도 놓쳤고,기본적으로 개헌에 대한 절박감이 없다”면서 “(여야가) 시점을 정해 개헌을 다음으로 미루는 건 가능할지 몰라도 그 이상은 어렵다”고 내다봤다.
또 그는 “민주당에도 개헌 찬성론자와 신중론자가 있지만, 민주당으로선 4대강 사업 문제가 개헌보다 시급하다”면서 “4대강 문제를 옆으로 밀어놓고 다른 문제를 다루는 건 불가능하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춘석 민주당 대변인도 “개헌에 대해선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나 지금 청와대나 한나라당 일부 의원의 주장은 순수성이 의심스럽다”면서 “내후년에 대통령선거가 있는 만큼 출마자들이 그 전에 (개헌에 대한) 공식 입장을 밝히고 (개헌은) 다음 정권에서 논의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나경원 한나라당 최고위원도 “개헌 논의를 하려면 여야 간에 충분한 콘센서스가 이뤄져야 한다. 그런 여건이 안 되면 논의를 시작하지 않는 게 옳다”면서 “세종시 수정안 때처럼 논란만 일으키고 끝나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친박계인 같은 당 이혜훈 의원 역시 “개헌 논의를 하려면 정권 초에 했어야 한다”면서 “임기 반환점에 불을 붙이면 진정성을 믿기 어렵고 성사될 가능성도 거의 없다. 지금 개헌 얘기를 꺼내는 굉장히 소모적이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 의원은 ‘차기 대권주자는 개헌 논의에서 빠져야 한다’는 정치권 일각의 주장에 대해서도 “대권주자가 빠진다고 해서 정치적 소용돌이가 없겠냐”며 “정말 개헌이 힘을 받으려면 ‘힘 없는’ 사람들만 얘기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같은 당 홍준표 최고위원은 “김 원내대표의 ‘G20회의 이후 개헌 공론화’ 제안은 원론적인 얘기다. 이를 두고 논쟁을 벌이는 건 옳지 않다”면서 “의원 대다수는 대통령 권한을 분산시키는 개헌을 원하지만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지금처럼 ‘황제 권력’을 갖길 원할 거다. 그런 측면에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내년 상반기까지가 개헌의 마지막 시한이다. 이번 정기국회 중 개헌특위를 가동하지 못하면 개헌을 못한다고 봐야 한다”면서 “국정감사 이후 여야 합의로 개헌특위를 가동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거듭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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