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희준 기자) 북한과 중국의 후계자로 김정은과 시진핑이 사실상 확정되면서 한국의 외교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후계구도의 완성으로 북중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이 이 틈새에서 어떤 전략으로 살아남을지가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어서다.
우선 전통적인 이념적 혈맹관계를 바탕으로 상호 차기 정권의 지지를 통한 한 북중의 밀월이 더욱 밀접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베이징의 주중 북한대사관에서 열린 노동당 창건 65주년 행사에 공산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으로 중국의 차기 대권을 예약한 시진핑(習近平) 국가부주석이 직접 참석한 것도 이를 방증한다.
앞서 북한은 당 대표자회의가 끝난지 이틀 후인 지난달 30일 최태복 노동당 중앙위원회 비서 겸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중국으로 보내 김정일 위원장의 노동당 총비서와 김정은의 대장 임명 등의 사실을 통보했고 이를 접한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은 최 비서를 직접 만나 축하했다.
이어 중국은 북한 노동당 창건 행사에 서열 9위의 저우융캉(周永康)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을 이례적으로 보내 이를 축하했고 이에 김 위원장은 정식 회담을 포함해 세차례나 저우 위원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후 주석은 저우 상무위원을 통해 후 주석의 방북과 김정은을 비롯한 새 지도부의 방중 의견을 교환했다는 후문이다. 특히 이에 대해서는 후 주석의 연내 방북 가능성을 점치고 있으며, 그 이후에 김정은을 대동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현실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북한은 이달에만 김계간 외무성 제1부상과 문경덕 평양시당 책임비서를 단장으로 한 조선노동당 친선대표단, 변인선 인민무력부 부부장을 단장으로 한 북한군 친선참관단이 중국 핵심 권력층을 찾아 교류했다.
이 같은 외교적 밀월과 함께 경제적 교류도 급물살을 타고 있다. 특히 두만강을 사이에 두고 북한 남양과 마주한 투먼(圖們)에서는 무관세 호시무역이 개시됐고 투먼시에서 북한 근로자 고용에 나섰다. 또한 중국의 동해 진출 통로인 라진항 부두 보수공사와 청진항 3, 4호 부두 보수공사가 마무리 단계에 들어가 곧 중국의 동해항로 이용이 현실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북중간의 외교, 경제적 밀월에 대해 베이징의 한 소식통은 "북중간 최근 교류 확대는 북한의 새 지도부에 대한 중국의 지지와 연관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또한 일각에서는 김정은과 북한의 새 지도부가 부각되면서 북중 간에 '공산당 대 노동당' 차원의 교류와 북한을 개혁개방으로 이끌려는 중국의 의지가 이 같은 교류확대를 가져오고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같은 북중 밀월에 대해 우리 정부의 균형잡힌 외교가 필수적이라고 언급했다.
한 대북 전문가는 현재 한미동맹에 치우친 외교는 북중 밀월 관계에 올바른 대처라 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남중국해 영유권을 둘러싼 미·중 대치국면 등의 다양한 외교적 상황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전문가는 한미동맹 강화와 같이 북중관계도 재조정되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체제유지는 중국의 안보와 국가전략과 매우 밀접해 졌다며 장기적인 안목을 위해서는 친중국적인 북한이 우리 쪽에 기울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이를 위해 미래 김정은 정권에 대한 중장기적인 대북정책의 확립과 전략적 추진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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