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연기금이 연말까지 6조원 정도 추가매수 여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나면서, 최대 연기금인 국민연금이 꼽는 개별종목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국민연금, 화학·유통 등 종목 관심 늘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전날까지 연기금은 누적순매수 기준 한국전력(106조470억원), 하이닉스(106조270억원) 두산중공업(82조4590억원) 삼성물산(75조1360억원) 우리금융(62조830억원) 등 순으로 꾸준히 사들인 것으로 집계됐다.
하이닉스는 15일부터 전날까지 누적순매수 19조9450억원을 기록, 한국전력을 밀어내고 1위 자리에 올랐다. 같은기간 두산인프라코어, LG전자, LG, 삼성물산 등 순으로 매수 규모를 확대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난 11일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공시에 따르면 LG생명과학, 세방전지, 대우조선해양 등 35개 종목 지분을 5% 이상 신규매수하고, 하이닉스 반도체, 삼성물산, S&T중공업, 현대건설 등 주식도 추가로 사들였다.
김순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민연금이 화학, 유통, 일부 금융업 등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외국인 매수세가 약화된 가운데 내부 자금 주체 중 연기금의 매수에 관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전했다.
◆연말까지 6.7조 매수 가능...매일 400억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기금은 연초부터 이달까지 국내증시 변동성에 상관없이 10개월 연속 매수우위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9년 과도하게 줄인 주식비중을 다시 채우기 위해서다.
국민연금의 총 적립금은 8월말 기준 303조원으로 집계됐다. 이중 14.37%에 해당하는 44조원을 국내 주식으로 보유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밝힌 올해 목표치가 16.6%라는 점을 감안할 때 연말까진 6조7000억원 가량의 추가 매수여력이 남아있는 셈이다.
증시 상황이 변수로 작용할 수 있지만, 4분기 매수가 집중되는 '계절적 효과'를 감안해도 올해 목표치는 달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연기금 주식 매수는 9~12월 전체의 77%가 집중되는 매매패턴을 보여왔다.
연기금이 이같은 패턴을 보이는 것은 연말까지 계획한 주식비중을 채우기 위해 자금 집행을 늘린 까닭이다.
유주형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발표한 내년 목표치는 작년과 올해 목표치 대비 각각 2.8%포인트, 1.4%포인트 상향조정된 것으로 국내주식 투자비중이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며 "주식가치와 운용자금에 따라 추가 매수여력은 달라질 수 있으나 현재 기준으로 12월말까지 매일 400억원 가량의 국내 주식 매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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