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인민은행은 19일 저녁 2년 10개월만에 기준금리인 1년 만기 대출금리를 기존 5.31%에서 5.56%로, 1년만기 예금 금리는 2.25%에서 2.5%로 각각 0.25%포인트씩 인상했다고 발표했다.
소비자물가 인상폭이 정부 목표치인 3%를 웃돈 가운데 주택시장 거품우려도 가시지 않자 가장 확실한 긴축수단인 기준금리에 손을 댔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20일 코스피는 기습적인 금리 인상이 독이 될 것이란 우려에도 사흘만에 반등에 성공했다. 이번 금리 인상이 국내 증시의 펀더멘탈을 훼손할 사안이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 덕분이다.
전문가들은 중국의 기습적인 기준금리 인상은 상승세가 둔화된 국내 증시에 일회성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학균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 금리인상은 G20회의를 앞두고 벌이는 정치적 공방 성격이 강하다"며 "국내 증시의 중기 장세를 바꿀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 공조의 균열에 따른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중국의 금리인상에 따른 유동성 흡수조치는 유동성에 의지해 가파르게 올라왔던 주식시장과 원자재 가격, 신흥국 통화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단 보험주는 중국 금리인상으로 한국을 비롯한 주요국 시중금리가 오르게 되면 실적에 긍정적이라 예외적인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고유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주로 소재 및 산업재 섹터의 상대강도가 원자재 가격과 자원부국 통화와 관련이 높았다는 점에서 일차적으로 건설 자재 등 소재ㆍ산업재 관련 산업들이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개연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코스피지수가 0.70% 상승한 가운데 철강금속(-0.72%)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고, 보험업(1.48%)은 두드러진 강세를 나타냈다.
반대로 중국 기준금리 인상 이슈가 중소형주 상대수익률에 긍정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이경수 신영증권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화두는 과열된 종목군과 소외된 종목군간의 키맞추기"라며 "대형주 위주의 외국인 매수세가 둔화된다면 중소형주의 수익률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금리인상을 두고 긴축기조로 선회했다고 해석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중국에서 금리상승은 파괴력 높은 정책이 아니다"며 "중국은 통상 물가상승률이 3% 이상이면 금리인상조치를 내놨고 이는 시장과 각 경제주체들에게 일종의 시그널을 주는 수단으로 활용됐다"고 설명했다.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연구원 역시 "중국이 긴축 기조로 선회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금리 추가인상 여부 역시 미국의 양적완화 강도와 신흥국으로의 자금 유입 강도에 의해 결정되는 만큼 당장 부정적으로 볼 일은 아니다"고 판단했다.
다만 중국의 금리 인상으로 한국은행 역시 기준금리 인상 압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염상훈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금리 인상은 원화 약세에 영향을 줘 국내 채권시장에서 외국인 매도를 자극해 금리 상승 압력을 키울 수 있다"며 "외국인에 대한 채권투자 과세가 부활하면 한국 금리 매력도는 타 신흥국가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지게 돼 일시적인 채권금리 상승 요인이 될 것이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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