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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출입국 관리체계 구멍 '숭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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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0 2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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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무단이탈하는 사건이 발생해 출입국 관리체계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이다.

20일 법무부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와 경찰에 따르면 지난 17일 제주항에 입항한 크루즈 코스타 클라시카(Costa Classica)호를 타고 온 중국인 관광객 44명(남자 30명, 여자 14명)이 제주시내 관광을 하던 중 무단이탈해 잠적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제주시내 호텔 두 곳에서 공모(20)씨 등 11명을 검거했다.

경찰은 그러나 나머지 관광객들의 행방을 찾지 못하다 나흘째인 이날 광주시내 한 주택가에서 나머지 33명 중 1명인 양모(43)씨와 알선책 2명을 검거했다.

조사결과 양씨는 지난 17일 크루즈에 여권을 버려둔 채 제주시 애월읍 과수원에서 그대로 잠적, 19일 오후 5시 완도행 여객선을 통해 제주를 빠져나간 것으로 드러났다.

큰 문제는 양씨가 여권이 없는 채로 완도행 여객선에 승선, 제주를 빠져나갈 수 있었다는 데 있다.

   경찰은 사건발생 이후 공항과 항만에 대해 검문검색을 강화한다고 했지만, 정작 사건이 발생한 지 이틀이 지난 뒤에도 여권 없이 승선하려던 양씨를 검거하지 못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국심사에서도 허점이 발견된다. 제주출입국관리사무소는 크루즈 선박에 대한 입국 심사시 선박의 입출항을 대행하는 선박 대리점으로부터 입항 전에 미리 탑승자 명단을 확보하고 이를 통해 입국규제자의 탑승 여부를 파악한다.

그러나 명단에 입국규제자가 없을 때는 입국 심사관들이 유람선에 올라타 명단의 인원과 여권만 확인한다. 공항에서처럼 1대1 대면심사를 하지 않고 서류심사에 그치는 것이다.

제주출입국사무소 심사과의 항만팀은 직원이 겨우 3명에 불과해 1천명이 넘는 유람선 관광객들의 여권을 일일이 열어보는 것조차 버거운 상황이다.

이에 따라 출입국관리사무소의 입출국 관리체계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제주시 노형동에 사는 직장인 김모(36)씨는 "이탈한 중국인들을 사건 발생 직후 검거하지 못하는 것도 문제지만, 입국하는 과정에서 중국인 관광객들에 대한 심사가 터무니없이 허술했던 것도 문제"라며 "심사대를 확충하거나 인력을 보충해 외국인에 대한 입국심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크루즈가 입항하면 한꺼번에 1천명이 넘는 많은 관광객이 입국했다가 당일 출국하기 때문에 출입국 심사 시간을 무작정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라며 "날이 갈수록 제주도를 통해 입국하는 관광객 수가 늘고 있기 때문에 예전과 같은 인원으로 입국심사를 해나가는 게 쉽지 않다"며 어려움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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