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최근 3년간 서울지역 대다수 대학에서 A학점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C학점자는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21일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회 소속 임해규(한나라당) 의원실이 서울 주요대학 14곳의 '2009년 졸업생 졸업학점'을 분석한 결과, A학점자 비율은 동국대(57.5%), 이화여대(56.8%), 건국대·서울대·숙명여대(이상 53.3%) 순으로 높았다.
또 경희대(51%), 고려대(46.7%), 성균관대(41.1%)도 A학점 졸업생이 흔했다.
서울대, 숙명여대, 이화여대는 A학점을 A+, A0, A- 등 3단계로 구분해 A+, A0 등 두 단계로 구분하는 타 대학에 비해 A학점 비율이 유난히 더 높았다.
일부 대학의 2000년과 2009년 졸업생 학점 분포를 비교한 결과, A학점자 비율이 2~3배로 급증한 사실이 확인됐다.
한양대는 A학점자의 비율이 2000년 9.27%에서 2009년엔 27.9%가 돼 3배로 증가했고, 같은 기간 중앙대(보정비율)는 2.44%에서 4.92%로 배 정도 늘었다. 경희대도 39.6%에서 51%로 급증했다.
경희대 관계자는 이에 대해 "도중에 졸업기준이 다소 변경되고 성적 평가 방식도 일부 바뀌어서 A학점 졸업생이 늘어난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등 다른 주요대학은 2000년도 졸업생 성적 자료를 제출해달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최근 3년간의 재학생 평균 학점을 분석한 자료에서도 A학점자 증가 현상과 C학점자 감소 현상이 뚜렷했다.
2007~2009년 서울지역 14개 대학의 전체 재학생 학점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는 A학점자 비율(1학기)이 45.4%→49.6%→51%로 해마다 증가했고 C학점자 비율은 15.6%→13.4%→12.7%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고려대는 A학점자(1학기)가 37.8%→39.6%→40.3%로 늘고 C학점자 비율은 18.4%→18.5%→17.6%로 머물러 있거나 약간 떨어졌다. 이화여대도 A학점자(1학기) 36.6%→37.7%→38.1%, C학점자 18.7%→17.7%→17.2%로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
대학에서 이처럼 학점 우수자가 늘어나는 것은 실업난 등으로 학점 관리에 신경 쓰는 학생이 증가하는 경향도 있지만, 대학들의 무분별한 고학점 남발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 시각이다.
현재 각 대학은 교수들이 A학점을 마구 줄 수 없도록 나름대로 규정을 두고 있지만 기준이 대학별로 제각각인데다 너무 엉성해 유명무실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임해규 의원은 "대학들이 학생을 뽑을 때는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 우수 인재만 골라가면서도 졸업 후 사회에 내보낼 때는 최소한의 질 관리나 학사 관리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여주는 자료"라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기사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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