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가난한 자의 금(金)'으로 알려진 은(銀)이 금보다 나은 투자가치를 뽐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일(현지시간) 최근 2개월간 은값이 금값보다 3배 이상 빠른 속도로 치솟고 있다며 '은값이 금값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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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년간 은(두꺼운 선)/금값 등락률 추이(출처:CNN머니) |
은에 대한 투자 열풍은 상장지수펀드(ETF)시장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2개월동안 글로벌 ETF가 빨아들인 은은 1500t에 달한다. 이는 연간 전 세계 은 생산량의 5%에 상당하는 양이다.
올 들어 판매된 은화의 양도 이미 지난해 수준을 넘어섰다. 캐나다왕립조폐국은 올 들어 팔린 은화가 지난해(1000만온스)보다 30% 이상 늘었다고 밝혔다. 올 들어 2750만온스의 은화를 팔아치운 미국 조폐국도 연말 쇼핑시즌을 감안하면 지난해(2880만온스) 수준은 무난히 넘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FT는 이처럼 글로벌 투자자들이 금보다 은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귀금속이자 산업원자재인 은에 대한 실질적인 수요가 금보다 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일고 있는 태양전력 연구개발(R&D) 붐도 은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데 한몫하고 있다. 태양열을 전기로 전환하는 데 은이 포함된 화학물질이 다량 사용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은 소비산업인 전자업계도 최근 은 수요를 크게 늘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니엘 브레브너 도이체방크 상품 애널리스트는 "이론적으로 볼 때 경기 회복기에는 수요 면에서 은이 금을 앞지르게 마련"이라고 말했다. 스캇 모리슨 메탈러 최고경영자(CEO) 역시 "은의 산업수요가 2008년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단기차익을 노리는 헤지펀드가 은값 랠리를 이끌고 있어 장기적인 은값 상승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높은 변동성을 노려 차익을 실현하려는 헤지펀드들이 은시장을 노리고 있어 단기적으로는 은값이 급등하겠지만 이들이 대거 시장에서 발을 빼게 되면 가격이 급락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비관론자들은 은이 금보다 시장 규모가 작지만 공급량은 더 많아 은시장은 투기세력의 공격에 취약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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