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해림 기자) 중국 경기가 빠른 속도로 회복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국내 상장 중국 기업들 주가에도 화색이 돌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현재 국내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총 14개로, 그 가운데 80% 가량이 9월부터 큰 폭으로 반등하고 있다. 특히 20일부터 실시된 금리 인상이 중국 경기의 안정성을 재확인했다고 평가돼 주가를 끌어올렸다.
8월 말을 기준으로 3노드디지탈은 저점을 찍은 이후 급등해 무려 120%가 넘는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차이나킹, 중국식품포장, 차이나하오란, 중국엔진집단, 중국원양어선 등도 대부분 30~60% 이상 오름세를 보였다.
전문가들은 중국 기업 주가의 급등을 중국의 전반적인 경기회복과 긍정적 전망, 주요 기업 실적 호조 덕분인 것으로 보고 있다.
박가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8일 공산당 전체회의에서 논의된 중국 5개년 계획에 따라 중국 내수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고, 국내상장 중국기업들의 올해 반기 매출액 증가율은 평균 62.4%로 국내 코스닥 기업들의 평균 18.4%보다 3.4배나 높다"며 "그동안 경험부족과 기업설명회(IR) 미숙 등으로 '차이나 디스카운트'를 겪어왔지만 이제는 성장을 인정해야할 때"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부분의 국내상장 중국기업들이 공모가보다 하회하는 주가 흐름을 보여왔다. 3노드디지탈은 지난 20일 올해 처음으로 공모가 2500원을 웃돌았고, 지난 3월 31일 상장한 차이나킹은 지난 18일 처음으로 공모가 3700원을 넘었다.
중국식품포장과 중국원양자원은 일찌감치 공모가를 넘어섰지만 중국엔진집단, 화풍집단KDR 등의 주가는 아직도 공모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박가영 연구원은 "공모 청약 당시에는 평균 189 대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할 정도로 높은 관심을 받았지만 현재 상장 중국기업 절반이 공모가를 밑돌고 있는 상황"이라며 "특히 연합과기 등이 감사거절 루머로 퇴출 위기를 겪었고, 일부 기업의 공시 지연 등이 겹치면서 신뢰도가 낮아진 탓"이라고 말했다.
'차이나 디스카운트'가 해소되면서 향후 중국 기업들에 관심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순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증시와 경기지표들이 긍정적 신호를 보여 차이나 디스카운트는 해소되고 있다"며 "중국 지수나 업종들에 실시간 연동되는 것은 아니지만 지금처럼 견고한 방향으로 주가가 움직인다면 중국 기업들의 주가도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고 점쳤다.
다만 개별 기업의 실적과 가치, 해당 기업 업종의 현황에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선영 대우증권 연구원은 "중국 경기가 회복되고 종합지수가 오름세를 유지한다면 국내 상장 중국기업에 긍정적 요인이 될 순 있겠지만 주가 상승의 본질은 아닐 것"이라며 "개별 기업 자체의 실적과 이슈 등에 좀더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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