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지검은 이날 오전 11시58분께 서울 중구 장충동 이 상무 자택에 수사관 6∼7명을 파견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 회계서류와 전표 등을 찾고 있다.
검찰은 자택 내 잠겨진 문과 금고를 열고자 열쇠공 2명을 부르는 등 강도 높은 수색을 벌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상무는 이 회장이 예금, 차명주식 등 형태로 보유한 비자금 수천억원을 측근들과 함께 운용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세세한 회사 매출 사항에까지 영향력을 행사해 '왕(王)상무'란 별칭으로 불리는 이 상무는 자택에서 거의 모든 업무를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상무가 고(故) 이임용 선대회장 때부터 자금 관리를 총지휘한 만큼 비자금 실태를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법원에 세 차례 압수수색 영장을 청구해 최근 발부받았다.
법원은 '피의사실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는 등 이유로 영장을 잇따라 기각했으나 검찰이 거듭 증거를 제시함에 따라 장소와 시간 등의 제한을 조건으로 발부를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확보한 자금 운용 자료를 검토하고 나서 이달 안에 이 회장 모자(母子)를 불러 비자금의 전모를 규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지검은 이 회장이 사업을 확장하며 방송ㆍ금융 감독 당국에 금품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해, 비자금의 사용처 등을 밝히는 데도 중점을 두고 있다.
검찰은 최근 이 상무를 도와 오너가(家)의 자산 관리를 맡았던 대한화섬 박명석(61) 대표를 불러 비자금의 조성 경위 등을 조사했다.
또 지난 16일에는 이 상무 집 인근에 있는 이 회장의 빌라와 광화문 개인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그룹의 기밀문서 등을 확보해 분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기사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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