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주택청약 가입자가 1000만명을 돌파, 본격적인 청약 만능통장 시대를 열었다. 지난해 5월 출시 이후 1년 5개월만이다.
21일 금융결제원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10월 현재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수는 1007만명, 가입금액은 약 8조원에 육박한다.
지난해 5월 6일 첫 판매에 들어간 주택청약종합저축은 공공주택에 청약할 수 있는 청약저축과 민영주택을 분양받을 수 있는 청약예ㆍ부금의 기능을 통합한 상품이다.
하나의 통장으로 공공, 민영 아파트 청약이 자유로워 상품 출시 첫 날 226만명(사전예약 포함)이 가입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2월에는 처음으로 9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서민들의 내집마련 및 재테크 수단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
정부의 두달 연속 금리인상 동결로 예금금리가 2%를 유지하면서 주택청약종합저축이 하나의 재테크 수단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다른 예금이 대략 2% 금리를 적용하는 반면 주택청약종합저축은 1년 미만은 2.5%, 1년 이상 2년 미만 납입시 연 3.5%, 2년 이상 납입시 연 4.5% 금리를 적용한다.
정기적립식이 아니라 자유적립식으로 월 2만∼50만 원 범위에서 자유롭게 불입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연간 120만 원 범위에서 연말정산 때 40%까지 소득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어 세테크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중대형 아파트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도 하나의 이유다. 중대형 분양주택은 청약 예부금 가입자에게 우선 순위가 주어지지만 투자가치가 줄어들면서 가입자들이 종합통장으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달 말 현재 청약예금 가입자수는 총 199만5994명으로, 2003년 2월말에 200만명(202만6572명)을 넘어선 이후 계속 감소세다. 청약부금 가입자도 9월말 현재 70만3515명을 기록, 전월(71만8861명)에 비해 1만5346명 줄었다.
이외에 미성년자, 주택 소유자도 가입이 가능하다는 점도 가입자가 급증한 이유다.
◆국민주택기금 늘린 효자상품
주택청약종합저축 가입자가 급증하면서 국민주택기금도 크게 증가했다. 종합저축 가입금액은 고스란히 기금으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기금은 보금자리 주택 및 임대주택건설, 근로자·서민주택전세자금 지원에 활용되는 등 서민주거안정을 위한 재원으로 활용된다.
현재 종합저축 가입금액은 약 8조원으로 1년 5개월만에 국민주택기금도 같은 규모로 늘어난 셈이다. 기금이 늘자 국토부는 올해 기금 운용금액을 총 27조7474억원으로 지난해 25조4874억원보다 8.9%(2조2천600억원) 늘렸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청약종합저축이 만들어진 이후 기금 여유가 생긴 것은 사실"이라며 "기금 운용에 있어서는 분명 효자상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같은 인기 이면에 청약종합저축 제도가 갖고 있는 본연의 목적이 훼손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백재현 민주당 의원은 지난 11일 국토부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8월 기준 988만명의 청약종합저축 가입자 중 27%에 달하는 266만명이 20세 미만 미성년자"라며 "공공주택 청약 경쟁률이 폭발적으로 상승해 무주택 세대주가 상대적으로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jsy@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