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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과 경영의 교집합은 단순히 감성적 측면에만 그치지 않는다. 클래식은 매일 폭포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대중음악 중 세월의 무게를 버텨온 음악이다. 버림받지 않고 살아남아 사랑 받는 음악, '생존 음악' 클래식을 경영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것이 저자의 설명이다.
클래식음악을 연주하는 오케스트라에도 경영은 숨어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현대 기업에서 오케스트라의 협력과 조화를 배울 수 있다. 예컨대 오케스트라의 바이올린 파트는 기업의 영업부와 닮았다. 가장 많은 인원으로 곡을 연주하는 바이올린 파트는 전문 부서를 뒤에 두고 전선(戰線)에서 고군분투하는 영업부서에 비유된다. 오케스트라에서 지휘자와 가까울수록 순위가 높고, 뒤로 갈수록 순위가 낮은 연주자라는 사실도 자못 흥미롭다.
세 번째 장 ‘CEO, 클래식 리더십을 배우다’에서는 음악의 3요소로 리더십을 배운다. 음악의 3요소는 리듬, 멜로디, 하모니이다. 경영자들은 이를 통해 리듬에서는 유연성, 멜로디에서는 표현력, 하모니에서는 화합을 배울 수 있다고 저자는 설명한다.
국내에서 ‘아트경영'으로 기업 발전에 이바지하고 있는 CEO와의 만남도 독자를 기다린다.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크래커를 만드는 윤영달 크라운 해태제과 회장, 실내악으로 창의력을 키우는 대우건설 서종욱 사장, 문화마케팅을 실시해 이직률 0%의 기적을 이룬 (주)성도 GL 김상래 대표 등이 그 주인공이다.
요즘 기업가가 지녀야 할 필수자질인 ‘창조적 리더십’은 고전 음악가에게서도 배운다. 제3의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 본 드보르작, 지식 창조자 바흐, 마음을 움직이는 창의력의 소유자 작곡가 존 케이지 등 이들이 추구했던 창조적 리더십은 무엇인지 살펴본다.
마지막 장에서는 지속적으로 메세나활동을 펴고 있는 국내외 기업을 소개한다. 문화예술·스포츠 등에 지원하는 기업활동을 일컫는 메세나는 기업의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의 대명사다. 삼성은 삼성문화재단을 설립해 사회공헌에 힘쓰는 기업으로 유명하다. 이 밖에 아우디·토요타·아사히 맥주등의 외국기업과 LG·현대·KT 등 국내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살펴본다.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소프트 파워’를 강조했듯 이제는 문화·예술이 더 강력한 힘을 가진 시대다. 2009년 삼성경제연구소가 회원 CEO 436명을 대상으로 한‘예술과 경영 간 연관성'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90퍼센트 이상이 “CEO의 예술적 감각이 경영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찾아내는 섬세함, 서로 다른 분야를 융합해내는 유연한 사고가 바로 문화예술에 있다는 것을 현 시대에 상기할 필요가 있다.
조직에서 리더십을 발휘하고 싶거나 새로운 경영 코드를 모색하고자 하는 사람은 시대가 필요로 하는 ‘소프트 리더십’을 이 책에서 배울 수 있다. CEO 뿐만아니라 비즈니스맨이나 구직자가 읽어도 무방하다. 이미 해외에서는 클래식 공연을 함께 즐기는 등 문화·예술을 토대로 한 경영이 일반화되고 있고, 국내기업도 인재 채용 시 창조성과 예술적 감각을 지닌 사람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저자는 MBC 클래식 전문 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서 예술 감독을 맡았으며 김연아의 아이스쇼 쇼트프로그램 오케스트라 지휘자로도 활동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샘솟게 해주는 음악, 화가 날 때 평정을 찾아주는 음악 등으로 구성된 부록 ‘CEO에게 영감을 주는 클래식음악’을 실제 음원이 아닌 목록으로 만나는 점이 못내 아쉽다.
omn0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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