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3년 영국 정부가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과장하고 있다고 BBC에 제보한뒤 자살한 국방부 무기 자문역 데이비드 켈리 박사의 부검 소견서가 22일 공개됐다.
BBC는 당시 토니 블레어 정부가 이라크 전쟁을 정당화하기 위해 위협을 과장했다고 보도했으며, 제보자였던 켈리 박사는 자신의 신원이 밝혀진 뒤 같은 해 7월 옥스퍼드셔에 있는 집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를 계기로 영국의 이라크전 참전 과정이 석연치 않다는 여론이 확산되자 영국 정부는 지난 2004년 재조사를 벌여 그가 자살했다고 결론내렸다.
케네스 클라크 법무장관은 이날 켈리 박사가 흉기로 손목을 그어 자살했음을 보여주는 당시 부검 관련 자료를 공개하면서 "켈리 박사의 죽음에 대한 결론에 공신력을 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서류는 70년간 공개가 금지된 자료지만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고 심지어 음모론까지 제기되자 공개 결정이 내려졌다.
1차 부검을 실시했던 니콜라 헌트의 소견서에는 "왼 손목의 동맥이 끊어졌으며 이는 전형적인 자상에 의한 것"이라고 적혀있다.
소견서에는 또한 "폭행당한 흔적은 전혀 없으며 시신 발견 장소로 옮겨지지도 않았다"고 기록돼 있다.
약물 반응 검사에서는 그가 과량의 진통제를 복용했던 것으로 나타나 있다.
영국 정부는 이라크전 전사자 유족과 반전단체들의 요구를 수용해 지난해 7월 이라크전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토니 블레어 전 총리를 비롯해 정부 및 군 관계자 등을 출석시킨 가운데 전쟁을 일으킨 명분이나 과정 등이 적절했는지 청문회를 진행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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