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이 22일 저녁 천년고도 경주에서 보름달을 바라보며 환율 갈등 해법을 모색했다.
이들은 이날 오후 3시 30분부터 힐튼호텔에서 제1세션 '세계경제 동향 및 전망'과 제3세션 '강하고 지속가능한 균형성장을 위한 협력체계'를 함께 논의하면서 환율 해법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 자리에서 미국을 비롯한 선진 회원국들은 경상수지 규모를 특정 수준으로 제한하자는 방안을 재차 촉구하고, 중국의 위안화 절상 문제를 집중 거론하면서 시장지향적인 환율 정책 추진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중국 등 신흥국들은 무역 흑자국과 적자국의 폭을 줄이는 구조 개혁의 필요성은 공감하지만 환율에 대해 일방적으로 압박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3시간 가량 난상토론을 벌인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자리를 신라의 유적지인 안압지로 옮겨 논쟁을 지속했다.
공식 만찬에 앞서 안압지 정원에서 열린 리셉션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속속 도착하는 각국 재무장관들을 맞아 특유의 친밀감을 과시하며 협력을 요청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일부 선진 7개국(G7) 국가들은 안압지에 늦게 도착하는 모습이 목격됐다. 이는 힐튼호텔에서 세션 회의가 끝난 뒤 자신들만 별도 회동을 가진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환율 갈등을 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을 엿보게 했다.
한편 G20 의장국인 우리 정부는 안압지 만찬에서 환율 해법에 대한 끝장 토론을 위해 윤증현 장관과 티머시 가이트너 미국 재무장관,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 짐 플래허티 캐나다 재무장관,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 셰쉬런 중국 재정부장이 헤드테이블에 함께 앉게 해 자연스럽게 의견 조율이 가능하도록 배려했다.
특히 셰쉬런 재정부장 자리에는 원래 세계은행 총재가 앉기로 돼 있었는데 갑자기 변경된 것으로 알려져, 이날 만찬 자리가 환율 해법을 위한 담판 성격임을 보여줬다.
다만 셰 부장과 가이트너 장관은 여성인 라가르드 재무장관을 사이에 두고 앉아 약간의 거리감을 둔 점이 눈길을 끌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 테이블에는 벤 버냉키 미 연준 의장이 개인 사정으로 불참한 가운데 프랑스, 영국, 캐나다의 중앙은행장과 바젤은행감독위원회(BCBS) 의장,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함께 하면서 환율 논쟁을 이어갔다.
윤증현 장관은 만찬 개회사에서 "첫번째 세션에서 우리의 확고한 정책공조 의지를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었으며 토론에 적극 임해줘서 감사드린다"면서 "내일 회의에서도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고 이를 토대로 서울 정상회의가 성공할 수 있기를 기원한다"면서 합의 도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도 "미 재무장관이 이곳 역사가 1천년이 넘는다는 말에 놀랐는데 G20도 1천년 이상 지속되길 바란다"면서 "안압지에 십장생 모형을 전시해놨는데 이 또한 G20이 프리미엄 경제포럼으로 오래가길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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