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초 '인생은 아름다워'는 이날 방송에서 태섭과 경수가 비록 사회적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지만 성당에서 반지를 주고받으며 자신들만의 언약식을 하는 장면을 내보낼 계획이었지만 이 장면은 편집돼 방송에 나가지 않았다.
방송 직후 '인생은 아름다워'의 SBS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이에 대한 시청자의 항의가 쇄도하고 있으며, 대본을 쓴 김수현 작가 역시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그냥 더러운 젖은 걸레로 얼굴 닦인 기분. 시차고 흐름이고 리듬이고 엉망되고.."라며 방송사에 불만을 토로했다.
앞서 태섭-경수 커플의 성당 언약식은 촬영부터 수월하지 않았다. 이들은 제주도의 한 성당으로부터 촬영 허가를 받았지만 막상 촬영이 시작되자 성당 측의 제지를 받고 중도에 철수해야 했다.
당시 제작사는 촬영을 다 마치지는 못했지만 촬영한 분량을 최대한 이용해 언약식을 방송에 내보내겠다고 밝혔지만 해당 장면은 끝내 전파를 타지 못했다.
김수현 작가는 이러한 사태를 미리 통보받은 듯 이날 오후 트위터를 통해 "'인생은 아름다워'는 마지막까지 수난이군요. 문제의 성당 신에 마음의 소리로 처리하려던 대사 몇마디도 안된다고 기어이 잘라내라는 방송사의 요구에 이어 잘라낸다는 통고? 뉘앙스의 연락을 받았습니다"며 불쾌함을 드러냈다.
그는 항의의 표시로 자신이 쓴 대본 속 해당 장면 부분을 트위터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생은 아름다워'의 김영섭 CP는 "성당 측이 동성애자의 언약식인 줄 모르고 촬영을 허가했다가 내용을 알고 촬영을 불허한 것을 보고 편집에 고려했다. 동성애자들의 인권도 보호해야 하지만 종교인들의 믿음과 가치관도 배려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본이 나왔을 때는 크게 문제가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지만 막상 촬영이 제지되고나니 특정 종교의 교리에 배치되는 내용을 내보내는 게 문제가 될 소지가 있어 해당 장면을 편집했다"며 "같이 사는 사회에서 서로 배려하는 마음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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