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최근 마무리된 18대 국회의 세번째 국정감사에 대해 '무기력하고 맥빠진 국감'이라고 24일 평가했다.
경실련은 "의원들의 준비 부족과 피감기관의 자료제출 거부, 무성의한 답변, 핵심 증인의 불참 등으로 국감이 무기력하고 맥이 빠졌다"고 설명했다.
경실련은 또 "국회의원들이 현장을 찾아 의제를 발굴하는 대신 정부자료에만 의존하는 등국정 이슈에 대한 전문적이고 깊이 있는 준비가 부족해 정책 국감을 살리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4대강 사업, 천안함 사건, 배추값 파동 등이 주요 이슈로 제기됐으나 의원들은 이미 나온 주장을 반복하는 데 그쳐 새로움이나 파괴력이 없었고, 국감이 진행될수록 정작 중요한 이슈가 묻히는 현상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민주당 전당대회, 국무총리와 외교부 장관 인사청문회 등이 겹치면서 야당의원들의 준비가 부족했고, 피감기관의 도를 넘는 자료 거부와 불성실한 태도 때문에 이전 국감보다 무기력이 더욱 심해졌다"고 덧붙였다.
총리실 민간인 불법사찰과 외교부 장관 딸 특채, 청와대의 MBC 인사 개입 의혹, 국민은행 인사비리 등 주요 이슈에 증인으로 채택된 핵심인사를 비롯해 국감에 출석하지 않은 증인이 51명에 이른 것도 국회를 모독하는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또 총리실은 국감 매뉴얼에 따라 홈페이지에 올린 자료를 삭제토록 했으며 국방부는 외청과 관련 기관에 사전 승인 없는 자료를 제출하지 못하도록 했고, 검찰은 요구받은 자료 110건 중 6건만 제출했다. 국토해양부도 4대강 사업 관련 자료 100여건을 제출하지 않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조희문 영화진흥위원장, 김태영 국방부 장관, 유인촌 문화부 장관 등은 불성실한 답변과 자세로 질타를 받았고, 피감기관에서 의원을 따로 찾아가 압력을 넣거나 국감장에서 '좌시하지 않겠다'는 답변을 하기도 했다고 경실련을 설명했다.
여야의 대립으로 국감이 파행하거나 전문성 있는 질의 대신 배추와 낙지, 지렁이를 들고 나와 '튀는 행동'으로 이목을 받으려는 구태도 여전했다고 경실련은 비판했다.
경실련은 박근혜, 박지원 의원 등 일부 중진 의원들의 모범적인 참여와 기획재정위 김성식 의원의 치밀한 보고서, 민주당 이미경, 이찬열, 홍영표 의원의 공동연구 등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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