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인도와 일본이 경제동반자협정(EPA)에 서명함에 따라, 한국도 신흥국 경제의 급부상에 대한 긴장감을 바짝 조여야 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인도는 아시아 이머징국가 중 가장 많은 외국인 자금이 몰리고 있는 나라다. 그 다음으로 외국인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나라가 한국이다. 인도의 급부상은 한국에 투자된 외국인 자금 일부가 인도로 방향을 틀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한국증시가 외국인 매매동향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을 감안할때, 외국인 투자 규모 축소는 한국증시 모멘텀을 약화시킬 염려가 있다.
2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전날 인도는 일본과 EPA서명하고 관세 철폐 및 양국간 교역 규모 확대 등을 약속했다.
이번 협정은 내용적인 측면에서 지난해 8월 한국이 인도와 체결해 올 1월부터 발효중인 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CPEA)와 거의 같지만, 인도 경제성장성을 감안할 때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 글로벌(EPER Global) 조사에 따르면, 지난 8월말 기준 외국인투자자의 아시아국가 펀드 포트폴리오 비중은 중국이 15.61%로 가장 높고, 한국과 인도가 각각 10.29%, 9.22%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그러나 올해 들어 10월까지 각국 거래소로 유입된 외국인 자금은 인도가 한국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대우증권이 각국 증권거래소를 통해 유입된 외국인 순매수 규모를 조사한 결과 인도증시로 210억달러가 유입돼 전체의 54%를 차지했다. 한국은 125억달러(32%)가 순유입돼 인도보다 뒤졌다.
이정진 국제금융연구원 연구원은 "인도는 이번 EPA을 통해 일본 기업의 적극적인 투자 유치와 함께 우수한 기술력을 전수받고자 하는 것"이라며 "중국과 더불어 아시아 경제대국으로 부상하려는 인도에 대한 경계를 놓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부분 증시 전문가들은 이번 협정만으로 외국인들이 이머징국가에 대한 포트폴리오 비중 조절에 나설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점진적인 자금 쏠림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허재환 대우증권 연구원은 "인도는 경제성장의 기본이 되는 인프라 구축 수준이 여전히 열악하고, 무역이 아닌 내수시장에 기반한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나라여서 이번 협정만으로 큰 의미를 두긴 어렵다"며 "그러나 추후 경제성장성을 감안하면 신흥국으로서 인도의 외국인 투자 비중이 높아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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