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러 한국대사배 전 러시아 태권도 대회 열려

(아주경제 편집국 ) 러시아 모스크바 중앙무술센터에서 25일 주러 한국대사배 전 러시아 태권도 대회가 열렸다.

   남.여별 단체전 형식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는 앞서 9월부터 러시아 전역에서 남.여 각각 60여 개 팀이 예선전을 펼쳐 25일 본선에 진출한 남.여별 7개팀(1개팀 5명)이 대사컵을 놓고 열전을 벌였다.

   '차려', '경례', '준비', '시작' 등 러시아 심판의 우리말 구호에 맞춰 시합에 들어간 선수들은 날카로운 비명을 연거푸 지르며 예리한 발차기로 상대를 공격했다. 금발에 늘씬한 몸매를 갖춘 여자선수들의 발차기도 매섭기는 매한가지였다.

   이날 대회 개막식에는 한국 측에서 이윤호 주러 대사와 이만재 한국 국기원 이사, 대사관 직원 및 현지 교민 등이 참석했으며, 러시아 측에서는 올렉 로쥬노프 체육관광청소년부 차관과 아나톨리 테레호프 러시아 태권도 연맹회장 등이 나왔다.

   이밖에 태권도 애호가를 비롯한 현지인들이 1천여 석의 체육관을 가득 메워 한국의 국기인 태권도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이윤호 대사는 개막 인사에서 "지난해에 이어 올해로 두 번째를 맞는 한국대사배 태권도 대회를 러시아 태권도 챔피언전에 맞먹는 최고의 대회로 키워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렉 에포프 러시아 태권도 연맹 부회장은 연합뉴스에 "80년대 말부터 본격적으로 확산하기 시작한 태권도는 현재 러시아에서 가장 인기있는 격투기 가운데 하나가 됐다"며 "러시아 전체 83개 지역 가운데 67개 지역에서 태권도가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에는 옛 소련 시절 북한이 주도하는 국제태권도연맹(ITF)을 통해 태권도가 일부 소개됐으나 본격적인 대중스포츠로 보급되기 시작한 건 1989년 한국 주도의 세계태권도연맹(WTF)이 모스크바에서 첫 태권도 국제세미나를 열고 난 뒤부터였다고 에포프 부회장은 소개했다.

   그는 뒤이어 92년 러시아 태권도 연맹이 창설되면서 러시아 전역에 태권도가 빠르게 확산하기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모스크바에서 17년째 거주하며 태권도 선교를 하고 있는 임국현 목사(6단)는 "현재 한국이 주도하는 세계태권도연맹(WTF)과 연계를 맺고 태권도를 배우는 러시아인은 약 5만명가량이며, 이 중 1단 이상 유단자가 1만명 가까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대회 최종 우승은 남자부문에선 러시아 제2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표팀이 차지했으며, 여자부문에선 모스크바 인근 중앙연방관구 대표팀에게 돌아갔다. 이밖에 남·녀선수 각각 1명에게 최우수 선수상도 수여됐다.

   최우수 여자 선수로 뽑힌 러시아 남서부 도시 보로네슈 출신의 미나코바 알료나(23. 1단)는 "한때 가라데를 배우다 태권도의 날렵한 발기술 등이 마음에 들어 태권도로 바꿨다"며 "러시아 챔피언에 오를 때까지 최선을 다해 열심히 배울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 앞서 한국 국기원 소속 태권도 선수들과 러시아 태권도연맹 소속 선수들이 서울에서 일주일간 공동훈련을 통해 호흡을 맞춘 합동태권도 시범을 펼쳐 관중으로부터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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