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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매각이 호재?...'빛 좋은 재무구조 개선' 조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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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0-27 1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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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보유 부동산을 팔아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공시는 호재일까? 그럴수도 있고 아닐수도 있다.

실적이 탄탄한 상장사가 보유 부동산을 팔아 사업을 확장하거나 연구·개발(R&D)에 재투자한다면 이는 호재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땅에 묵혀뒀던 자금으로 땅값 상승률보다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는 이야기가 다르다.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자 갚기에도 급급한 상장사들이 이같은 공시를 낸다면 그것은 빚더미 기업이 그나마 가지고 있던 땅을 팔아 연명한다는 의미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 하반기 들어 유형자산 처분을 공시한 상장사는 모두 15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반기 실적이 흑자를 기록한 곳은 불과 4개 상장사에 그친다. 나머지 11개사는 상반기 적자를 기록했거나 갚아야 할 이자가 벌어들인 영업이익보다 더 많은 기업이었다.

그럼에도 부동산 처분 소식은 호재로 인식되는 경우가 다반사다.

아이디엔은 운영자금 확보를 이유로 서울 서대문구 소재 부동산을 20억원에 팔았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공시 이후 전날까지 이 회사 주가는 26.31% 급등했다.

2년 연속 적자로 재무상태가 악화된 아이디엔은 올 상반기에도 46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했다. 반면 빚은 더욱 늘어나 작년말 74.3%로 양호했던 부채비율은 상반기 100.54%로 악화됐다.

지난달 안산 소재 부동산을 203억원에 처분한 문구업체 모나미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시장에 알려진 덕에 모나미 주가는 지난 6월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모나미는 올 들어 단기차입금이 크게 늘면서 부채비율이 지난해 146.8%에서 187.9%로 급증하는 등 재무구조 악화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상반기 이자보상배율은 0.5배로 벌어들인 영업이익이 갚아야 할 이자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대양금속과 디지털텍 역시 지난 7월 각각 서울 강남과 경기도 남양주에 위치한 부동산을 처분해 95억원, 153억원을 마련하면서 주가가 단기 반등했다. 정작 실상은 두 회사 모두 계속된 영업실적 부진으로 이자 갚기에도 급급한 실정이다.

삼화전자공업, 이앤텍, 미주제강, 디지털텍, 청호전자통신, 그랜드백화점, 다스텍 등 역시 최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부동산을 매각했다.

전문가들은 증시 상승에 따라 투자자들이 호재 찾기에 나서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것으로 판단된다며 부동산 매각 공시를 호재라고 판단하기에 앞서 해당 기업의 실적과 재무구조를 꼼꼼히 따져볼 것을 조언했다. 

adoniu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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