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고득관 기자) 보험 설계사가 진화하고 있다.
과거 우리가 보아오던 보험 설계사는 주변의 지인이 어느날 보험 관련 서류 뭉치를 잔뜩 안고 나타나 보험사에서 일하게 됐다며 상품 가입을 부탁하는 '보험 아줌마'의 모습이었다.
이 때문에 보험 설계사에 대한 불신도 팽배했다. 제대로 설명도 듣지 않고 가입했는데 막상 보험금을 타려고 할 때 여러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보험 설계사도 보다 전문화되고 있다. 수도 없이 많은 보험상품을 완벽히 이해하고 개인별 특성에 따라 필요한 보장을 넣고 불필요한 보장을 빼는 문자 그대로의 보험 설계사가 대세다. 대면 채널의 장점인 고객 신뢰를 유지하면서 전문성도 높인 것이다.
생명보험사에서 자랑하는 대표 설계사들 중에는 오히려 전문 금융인 출신이 적다. 삼성생명의 최진환 SA는 전문 사진작가 출신이고, 알리안츠생명의 조지현 PA는 음반제작사를 운영했다. ING생명 최상원 재무 컨설턴트는 스포츠심리학을 전공했다.
하지만 이들은 철저하고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경제 일반에 관한 상식과 금융에 대한 지식을 빠르게 익혔다. 경제학 전공서적보다 어렵다는 보험 약관을 누구에게나 쉽고 정확하게 이해시키기 위해서는 그 약관 내용보다 훨씬 더 많은 기초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철저한 자기 관리 덕분에 고객들도 이들에게 전폭적인 신뢰를 보이고 있다. 기존 보험 아줌마들은 실적을 위해 불완전판매를 서슴치 않았지만 이들은 다른 정도(正道) 영업으로 천천히 '오래가는 믿음'을 쌓은 것이다.
이런 믿음은 보장성 보험 중심의 판매 실적으로 나타난다. 대표 설계사들은 대부분 보장성 보험 실적이 좋다.
보장성 보험은 사망·상해·입원·생존 등과 같이 사람의 생명과 관련하여 보험사고가 발생했을 때 피보험자에게 약속된 보험금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목돈 마련이나 노후 생활자금 마련이 주목적인 저축성 보험이 달리 보장성 보험은 '사고가 안 생기면 버리는 돈'이라는 인식에 판매가 쉽지 않다.
하지만 대표 설계사들은 보험이 필요한 근본적인 이유를 고객에게 설명하면서 재테크 수단이 아닌 보험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보험사들에 대한 전반적인 의식이 우호적이지만은 않은 가운데 이들은 영업 최일선에서 보험에 대한 인식을 바꾸고 보험사에 대한 이미지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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