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고득관 기자) 상반기 국내 경기를 이끌던 수출이 주춤하고 있다. 반면 재정지출 효과가 하반기 들어 빛을 발하고 고용이 확대되면서 민간 소비는 확대되는 양상이다.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에 따르면 3분기 재화수출은 2분기보다 1.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재화 수출은 올 1분기 3.7%, 2분기 7.0% 성장했지만 3분기 들어 증가율이 크게 둔화됐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는 재화 수출이 GDP성장률을 각각 1.1%포인트, 1.4%포인트 끌어올리는 역할을 했지만 3분기에는 성장 기여도가 0.5%포인트에 그쳤다.
지출 측면에서 순수출의 성장기여도는 -0.2%포인트였다. 즉 수출 부문이 전체 경제에 마이너스 요인이 된 것이다. 3분기에는 내수가 GDP를 1% 올렸지만 수출 부문은 GDP 성장률을 0.2%포인트 낮췄다.
우리 경제는 상반기까지 수출이 경기를 이끄는 모습이었다. 기업이 수출로 번 돈으로 투자를 하고 이것이 고용을 늘리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수출이 부진하자 3분기 중 설비투자 증가율도 6.3%도 내려갔다.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분기보다는 2.7%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특히 우리 경제를 떠받치고 있는 제조업 부문의 부진이 눈에 띈다. 올 1·2분기 각각 전기 대비 4.2%, 5.2% 성장했던 제조업 총생산은 3분기 들어 증가율이 2.0%로 떨어졌다.
반면 민간 소비가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민간소비 증가율은 지난해 4분기 0.4%, 1분기 0.7%, 2분기 0.8%에 이어 3분기 1.3%로 3개 분기 연속 상승하고 있다.
성장 기여도도 1분기 0.4%포인트에서 2분기 0.5%포인트, 3분기 0.7%포인트로 확대되고 있다.
지난해와 올초 집행된 대규모의 정부 지출에 따른 효과와 개선된 고용지표의 영향에 따른 것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연구실장은 "0.7%의 성장률 자체는 나쁜 편이 아니지만 수출 증가세가 둔화가 되고 이것으로 투자 증가세도 꺾인 점에 주목하고 있다"며 "민간 소비가 기대 이상으로 호전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지만 민간 소비가 성장을 견인시키기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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