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4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공시한 FA 자격 선수 18명에 이름을 올린 배영수와 박용택은 FA 신청 마감일인 27일 오후 KBO에 신청서를 제출하고 권리를 행사했다.
그러나 둘은 그동안 팀의 간판스타로 활약해온 터라 현 소속팀에 남을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관측이다.
배영수는 "삼성과 FA 계약을 하고 투수로서 제2의 인생을 열어젖히고 싶다"고 말했다.
오른팔 강속구 투수로 2005~2006년 삼성이 한국시리즈를 2년 연속 우승하는 데 에이스 노릇을 톡톡히 했던 배영수는 2007년 오른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 후 심한 마음고생을 했다.
구속이 줄었고 성적도 생각만큼 따라오지 않아 남모를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2008년에는 9승, 작년에는 고작 1승(12패)을 수확하는데 그쳤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도 6승8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74로 썩 좋지 않았지만 지난 2년보다 타자를 상대하는 요령이 나아졌고 제구력과 볼 끝으로 살아남는 새 요령을 터득했다.
특히 두산과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치면서 '에이스가 돌아왔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배영수는 "그동안 마음이 편치 않았지만 올해 타자들을 어떻게 상대해야겠다는 걸 깨닫기 시작했다. 다시 마운드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되찾은 다음 일본프로야구에 도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삼성 관계자는 "배영수와 계약한다는 데 태도의 변화는 없다. 배영수가 삼성에 이바지한 공로도 적지 않은 만큼 협상을 통해 기간과 액수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박용택도 FA를 선언했다.
대표적인 교타자 박용택은 2002년 LG에 입단해 올해까지 9년 통산 타율 0.292를 때리고 홈런 110개에 타점 516개를 거둬들였다.
하지만 "계속 LG 선수로 남고 싶다"고 박용택이 누누이 밝혀온 만큼 LG가 어떻게 프랜차이즈 스타를 대우하느냐가 관건이다.
LG 관계자는 "구단도, 박용택도 서로에 대해 필요성을 공감하고 있기에 반드시 계약할 예정이다. 다만 의견차를 어떻게 좁히느냐가 중요한데 시일이 조금 걸릴 것으로 본다. 당장 만날 예정은 없고 박용택도 11월1일부터 미국 플로리다에서 시작할 마무리 훈련에 처음부터 참가는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투수 최영필(36))과 포수 이도형(35)도 FA 신청 대열에 합류했다.
FA 신청 선수는 29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열흘간 원 소속구단과 협상을 벌이고 여기서 타결되지 않으면 11월8일부터 27일까지 원 소속구단을 제외한 나머지 7개 구단과 계약 협상에 나설 수 있다.
이마저 불발되면 11월28일부터 내년 1월15일까지 모든 구단과 계약 협상을 벌여야 하고 여기서도 계약하지 못하면 내년 시즌에 뛸 수 없다.
한편 왼손 투수 강영식(29)은 이날 FA 신청을 포기하고 원소속팀 롯데와 1년간 3억원에 계약했다.
올해 1억2천만원을 받았던 강영식의 연봉은 150%가 올랐고 FA 신청 자격을 계속 유지, 내년에 다시 선언할 수 있다.
KIA 베테랑 타자 이종범(40) 등 나머지 13명도 FA 신청을 하지 않아 소속 구단과 연봉 협상을 벌인다.
/연합뉴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