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신한금융지주가 라응찬 회장 퇴진 발언에도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를 해소하지 못 하고 있다는 평가다.
증권가는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 거취가 결정될 때까지는 지켜봐야한다는 입장이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라응찬 회장은 전날 계열사 사장단 정례회의에서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라회장은 "올해 초 주변의 권유를 뿌리치지 못하고 연임한 것이 잘못인 것 같다"면서 "새로운 체제가 들어서게 되더라도 (사장들이) 열심히 일해주길 바란다"고 말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정례모임이 끝난 뒤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신한은행장을 함께 불러, "조직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면목이 없다"며 "여러분도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처신을 잘 해달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 측은 이 발언이 사퇴 의사를 굳힌 것으로 보고 있다. 참석자들도 사퇴 의사가 있는 것을 이해한 것으로 보인다.
라 회장은 제일은행장과 은행연합회장을 지낸 류시열 신한금융 비상근 이사(법무법인 세종 고문)에게 회장 직무대행을 맡아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분명 호재이지만 아직 끝난 것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성병수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라회장의 사태는 어느 정도 예상이 된 사안"이라며 "신상훈 사장과 이백순 행장이 어떻게 움직이느냐를 보고 난 뒤에 CEO리스크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투자자들은 이를 호재로 보는 분위기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신한지주는 사흘 만에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또한 신한지주는 은행권 최고 실적을 바탕으로 지배구조 이슈만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되면 긍정적인 움직임을 보일 전망이다.
다이와증권은 "신한지주는 기초체력(펀더멘탈)이 여전히 견조하다"며 "단기적으로 우려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최근 신한지주 이슈가 가장 좋은 시나리오로 진행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밝혔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지주의 3분기 누적 순익은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은행권 최고 수준이다. 또한 신한지주는 3분기 5500~6000억 원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상반기 순익이 1조3676억 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연간 순익은 2조원을 크게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신한지주는 지난 9월 2일 경영진 내분사태가 본격화되며 주가는 급락했다. 시가총액도 1조원 이상 빠진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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