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제1야당인 사민당은 이날 저녁 위원회를 소집해 정부가 내놓은 예산안에 대한 동의 여부 결정 시기를 예산안 의회 표결 하루 전인 11월2일로 연기했다고 밝혔다.
사민당의 미구엘 렐바스 사무총장은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표결 하루 전날 저녁까지 결정 시점을 미뤘다면서 이는 정부가 비협조적인 입장을 포기할 시간을 주는 것이라고 결정 배경을 설명했다.
주제 소크라테스 포르투갈 총리가 이끄는 집권당은 의회 내 과반 의석을 확보하지 못해 거대 야당인 사민당의 지원 또는 묵인이 있어야만 예산안을 통과시킬 수 있다.
이날 사민당의 발표는 그간 진행해온 협상 결렬을 의미하는 것이어서 사민당이 정부가 제출한 긴축안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예산안이 통과되지 못한다는 것은 포르투갈이 정치.경제적인 위기를 맞을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앞서 소크라테스 총리는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사임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페르난도 산토스 포르투갈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한 협상이 추후 진행되지 않을 것이라고 앞서 말했으며 다른 장관들은 포르투갈이 그리스처럼 구제금융을 받는 처지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금융시장은 이날 사민당의 발표를 재정위기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해석했다.
10년 만기 독일 국채 대비 포르투갈 국채의 가산금리는 3.32%포인트까지 치솟았다.
포르투갈 정부와 중도보수 성향의 사민당은 재정적자 감축 방안을 두고 그동안 이견을 보여왔다.
사민당이 재정 지출 감축에 무게 중심을 둔 데 비해 정부는 이와 함께 세수 확대도 필요하다는 좀 더 균형잡힌 접근법을 제시해왔다.
전문가들 역시 정부와 야당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하면 포르투갈이 유럽연합(EU)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의 자금 지원을 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야당이 의회 표결에서 실제로 반대표를 행사할 경우 엄청난 정치적 부담이 있는 만큼 결국 예산안을 통과시킬 것이라는 관측도 상당하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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