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를 배경으로 일본 식민 지배의 역사와 이로 말미암은 상처로 기구한 운명을 맞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다룬다. 한일관계와 함께 간첩 혐의를 뒤집어쓸 위기에 처한 한국 가족을 통해 분단으로 생겨난 통치체제의 섬뜩함을 그린다.
작가는 문예지 '한국문학'에 3회가량 연재하다가 1974년 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치소에 갇혀 연재를 중단했다. 이후 석방돼 2년여간 연재하고 1978년 단행본으로 펴낸 작품이다. 그동안 나온 작가의 전집이나 선집에도 빠지며 잊혔던 작품이 한일 강제병합 100주년에 다시 빛을 보게 됐다.
작가는 새로 쓴 후기에서 "이 소설 안에서 다루고 있는 1970년대의 한일 관계에 북한까지 끼어들어 있는 삼각관계의 소설화, 형상화가 이 작품 말고는 찾아보기 어렵겠다는 점에서 문학사적인 뜻도 만만치 않겠다고 스스로 자부하고 싶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30년 동안에 우리나라가 여러 국면에서 일본을 앞질러 나가고 있는 것을 겪으면서 감개무량한 바가 없지도 않은데, 바로 이 작품은 그런 면에서 우리 두 나라 간의 지난 30년간을 총체적으로 돌아보고자 들 때도 매우 시의성이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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