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한국바둑의 대표주자 이창호(35세)9단이 웨딩마치를 울렸다.
이창호는 28일 오후 6시 30분 서울 강남구 삼성동 더 베일리 하우스에서 신부 이도윤씨(24세)와 백년가약을 맺었다.
이날 결혼식은 세계바둑계를 주름잡던 거물의 이름에 비해서는 단촐하게 치러졌다. 화환과 축의금을 일체 사양하고 비공개로 진행된 결혼식에는 행사장 관계자가 사회를 맡고 취재진을 허용하지 않은 채 열렸다.
바둑계의 최대 관심사인 이창호의 결혼에 초대받은 프로기사는 조훈현 9단 뿐이었는데 조9단은 바둑계 인사가 아닌 스승으로 가족이라고 생각해 초청했다고 할 정도로 제한된 결혼식이었다.
이창호는 지난 6월 결혼발표 기자회견에서 "성격상 많은 분 앞에 설 자신이 없고 아버지도 병환중이시라 결혼식은 친지들과 조촐하게 치르고 싶다"고 밝힌 바있다.
이창호의 배필인 이도윤씨는 프로입문을 꿈꾸던 연구생 1조 출신의 바둑고수로 지난해 2월에 명지대 바둑학과를 졸업했고 바둑전문 인터넷 업체인 사이버오로에서 올 2월까지 기자로 근무했다.
외동딸로 어머니 최영아씨(55세)와 단 둘이 생활해온 이도윤씨는 169cm의 늘씬한 키에 '덜렁이'라는 별명의 활달한 성격으로 알려졌다.
이창호-이도윤 커플은 2008년 5월께 취재원과 기자로 처음 만난 이후 그해 가을부터 서로에게 호감을 품고 2년여간의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했다.
이재룡(61세), 채수희(62세)씨의 3남 중 차남인 이창호 9단은 1975년 7월 전북 전주 생으로 1984년 조훈현 9단 문하에 입문했으며 1986년 입단해 1996년 입신(入神)에 올랐다.
13세때인 1989년 제8기 KBS바둑왕전에서 역대 최연소에 타이틀을 획득한 이창호는 1992년 16세의 나이로 제3회 동양증권배 세계바둑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면서 최연소 세계대회 우승을 차지했다.
프로 24년 동안 140회 우승컵을 들어올린 이창호는 현재 명인, 국수, KBS바둑왕 등 3관왕이며 통산전적 1천534승 489패, 승률 75.83%를 기록 중인 한국의 대표기사다.
한국대표기사의 늦은 결혼에 외국기사들도 축하의 인사를 전해왔다.
한때 이창호 킬러로 명성을 떨쳤던 일본의 요다 노리모토 9단은 메일을 통해 "한국에서는 누구나 아는 유명인이라 연애하기도 어려웠을텐데 언제 데이트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전에 일본에서 이창호를 만났을 때 '한눈에 반하는 스타일보다는 오랫동안 함께 편하게 살 수 있는 사람과 만나는 것이 후회하지 않는 길'이라고 조언해 준적이 있는데 참고했는지 모르겠다. 빨리 2세를 낳아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드리길 바란다”며 축하의 메시지를 전해왔다.
중국 랭킹 1위 쿵제 9단도 "7살 연상인 이창호 9단은 어렸을 적부터 내 우상이었다. 여러 차례 대회에서 대결했던 이창호 9단이 마침에 결혼을 하게 돼 매우 기쁘다. 중국의 많은 바둑기사들도 나처럼 그의 결혼을 기뻐해줄 것이다. 진심으로 이창호-이도윤 커플이 결혼이 행복하게 백년해로 하시길 바란다"며 축하를 해왔다.
이창호-이도윤 부부는 29일 온천휴양지로 유명한 일본 이시카와 현 가나자와시의 고마츠로 3박4일간의 신혼여행을 다녀온 후 강남구 일원동 목련아파트에 신접살림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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