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경북 상주에서 열리는 제9회 세계대학생승마선수권대회에 참가한 한국 대표팀은 30일 첫날 경기를 마치고 "대회가 우리나라에서 열려 부담은 되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각오를 밝혔다.
이날 마장마술 경기에서 한국은 김보선(전북대)과 정철희, 황대헌(이상 단국대)이 출전했으나 2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1라운드에서 각국의 3명의 선수가 동시에 경기를 펼쳐 총 57명 중 상위 26명이 2라운드에 진출했는데 아무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럽 승마 강국인 영국과 벨기에 등에서는 출전 선수 전원이 2라운드에 나갔다.
전상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에는 지난 8월 대통령기 대회와 지난달 농림부장관배 대회 성적을 합산해 가장 높은 점수를 기록한 대학생 기수가 선발됐다.
야심 차게 첫 경기에 나섰지만 추첨을 통해 배정된 말이 경기 도중 방송 중계 카메라를 보고 놀라는 등 불운이 있었다. 흥분한 말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 점수를 많이 잃었다.
정철희는 "연습했던 대로 못했다. 개최국이라 부담이 컸던 데다 대여마를 타고 경기를 했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면서 아쉬움을 나타냈다.
황대헌도 "오전 경기 마지막 순서이다보니 오래 기다린 말이 스트레스를 받은 것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신수진 마장마술 코치는 "연습 때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했는데 그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면서 "말이 새로운 기수와 사람들의 함성 등 낯선 환경때문에 예민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이날 마장마술 경기에 나선 한국 선수들은 장애물을 주종목으로 하는 선수들이다.
통상 승마 선진국에서는 마장마술로 기본기를 쌓은 뒤 원하는 종목을 찾게 되지만, 한국에서는 선수 양성 시스템이 부족하다보니 장애물부터 무턱대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 대표팀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마장마술을 본격적으로 연습하기 시작했다.
황대헌은 "오늘 경기는 아무래도 주종목이 아니다보니 불리한 점이 있었다"면서 "장애물에서 입상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국 승마는 아시아에서는 상위권이지만 올림픽 등 세계대회에서는 크게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젊은 기수들의 분발이 더욱 필요한 이유다.
전상용 감독은 "이번 대표팀이 향후 우리 승마를 이끌어 갈 기수들이다. 가능성을 봤다고 생각한다"면서 "한 걸음씩 나아가 올림픽에서도 유럽 국가들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선수들의 의지도 남다르다. 김보선과 정철희는 "이번 대회가 앞으로도 좋은 경험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안방에서 열리는만큼 남은 경기에서는 기량을 제대로 발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날 경기에 나서지 못한 대표팀 주장 방시레도 "경기 내내 저도 같이 뛰는 기분이었다"면서 "지나간 것은 잊고 집중하겠다"며 웃었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