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ㆍFed)가 오는 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마치고 내놓을 성명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연준은 이날 성명을 통해 자산 매입을 재개해 시중에 자금을 푸는 2차 양적완화(QE2) 방침을 발표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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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자산 매입 추이(단위:1조 달러/출처:CNN머니) |
하지만 시장에서는 기정사실화한 2차 양적완화의 역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잦아들지 않고 있다.
연준이 자산 매입 프로그램 재가동을 통해 노리는 것은 금리인하 효과다. 금리가 낮아지면 기업과 소비자의 자금 조달이 수월해져 투자와 소비를 늘릴 수 있다는 계산이다.
이미 바닥수준까지 끌어내린 기준금리에는 손을 댈 수 없고 막대한 재정적자로 지출을 늘리기도 여의치 않은 상황에서 택한 고육지책이다.
하지만 2차 양적완화가 의도하지 않은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는 점점 더 확산되고 있는 분위기다. 자산거품ㆍ인플레이션ㆍ달러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이 대표적이다.
미 국채의 경우 최근 금리가 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이미 거품 조짐을 보이며 인플레 우려를 자극하고 있는 데다 달러화 약세 기조가 강화되고 있는 데 대한 교역 상대국들의 불만도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적잖은 전문가들은 2차 양적완화 조치의 긍정적인 효과가 전혀 없다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금리만 해도 이미 충분히 낮은 상태이지만 대출과 투자ㆍ소비는 지지부진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 기업들의 현금 보유액은 사상 최대 수준이고 개인 저축률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다.
결국 금리를 더 낮춰봐야 기업과 소비자들에게 향후 경기에 대한 확신을 안겨주지 못하면 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리처드 쿠 노무라리서치인스티튜트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금리가 제로(0) 수준인데도 누구도 대출을 받으려 하지 않는다"며 "미국 경제에 추가 양적완화는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노벨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컬럼비아대 교수와 세계 최대 채권 펀드인 핌코의 빌 그로스 펀드매니저 역시 같은 의견이다. 스티글리츠는 최근 "미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양적완화가 아니라 재정부양"이라며 "양적완화는 자산 거품을 부추겨 이머징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로스는 "미국 경제는 저금리가 더 이상 대출이나 소비를 자극하지 못하는 '유동성 함정'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그는 미 경제가 유동성 함정에서 벗어나는 것은 불가능할 수 있다며 미국이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경험할 수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락슈먼 애슈턴 경제주기연구소(ECRI) 이사는 국채 매입보다는 회사채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같은 개인 채권을 매입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울러 그는 연준이 미 경제 성장세가 위축되기 시작한 올 초 추가 양적완화에 나섰어야 효과를 거둘 수 있었지만 이제는 너무 늦었다고 덧붙였다.
연준 내부에서는 토머스 호니그 캔자스시티 연방은행 총재가 대표적으로 양적완화에 반대하고 있다. 그는 최근 캔자스대에서 가진 연설에서 연준의 자산 매입 재개 움직임을 '악마와의 거래'에 빗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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