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일본의 중소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해외의 대형 경쟁사와 제휴하기보다는 독립에 무게를 두기 시작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일 일본의 중소형 자동차메이커들이 최근 해외 대형 경쟁사와의 제휴를 통해 시너지효과를 노리기보다 전략 다변화를 통해 독자노선을 추구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일본의 중소 자동차 메이커들 사이에서 독립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한 2008년 9월 이후 기존의 대형 외국협력사와 제휴를 끊고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하면서부터다.
생산기지와 해외시장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주로 미국의 대형사와 제휴관계를 맺었던 업체들이 경기침체로 제너럴모터스(GM)와 같은 제휴 파트너가 잇따라 파산하면서 업계에서 힘을 잃자 전략 다변화로 독립을 꾀하고 나선 것이다.
스즈키는 1979년부터 관계를 맺어온 GM과의 관계를 접고 최근 폭스바겐과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했다. 마쯔다와 미쓰비시모터스도 지난 31년간 포드와 유지해온 관계를 청산하고 PSA푸조시트로엥과 새로 제휴협약을 맺을 전망이다.
독자노선 구축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으로는 마쯔다가 꼽히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포드는 마쯔다 지분을 11%에서 3% 미만으로 줄일 것으로 알려졌다. 포드는 2008년까지 마쯔다 전체 지분의 3분의 1까지 보유하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으나 경기침체 여파로 핵심 브랜드에 집중하면서 관계가 소원해지기 시작했다.
게다가 2005년 포드가 생산기지의 절반 이상을 스포츠카인 머스탱 제조라인으로 변경하면서 부품공유 등 시너지 효과도 크게 줄었다. 이에 마쯔다는 포드의 하이브리드카 경쟁사인 도요타와 손잡고 하이브리드 차량용 구동엔진 개발에 나섰다.
엔도 코지 어드밴스드리서치재팬 애널리스트는 "마쯔다와 포드의 관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멀어지기 시작했다"며 "이제는 공식 이혼 절차만 남은 상태"라고 말했다.
마쯔다는 지난해 독자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투자도 확대하기 시작했다. 혁신기술 연구개발(R&D) 등을 위해 960억 엔 규모의 자금을 끌어 모아 세계시장 점유율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FT는 그러나 마쯔다가 독립의 꿈을 이루려면 지나친 수출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엔고 여파로 수출 가격경쟁력이 약해지면 경제적 손실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마쯔다는 지난 9월 6만1348대의 자동차를 수출했다. 이는 회사 규모가 세 배나 더 큰 혼다의 수출 대수의 두 배가 넘는 규모다. 야마노우치 타카시 마쯔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엔화가 초강세를 보이면서 내년 3월로 마감하는 이번 회계연도의 순익 전망치인 3000억 엔이 고스란히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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