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삼성자산운용이 구조조정에 착수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주식을 운용사 가운데 유일하게 5% 이상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올 상반기 금호산업ㆍ금호타이어와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 약정을, 금호석유화학ㆍ아시아나항공과 채권상환유예ㆍ신규자금지원을 골자로 한 자율협약을 맺었다.
2일 금융감독원ㆍ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자산운용은 전달 26일(공시 29일) 자사 고객계정으로 금호석화 보통주 5.06%(128만6000주)를 장내ㆍ외 매매로 신규 취득했다.
취득액 추정치는 매매일 금호석화 종가 7만7900원 기준 1001억7900만원이다.
국내 74개 운용사 가운데 최근 3년 동안 금호석화 주식을 5% 이상 사들인 곳은 삼성자산운용뿐이다.
다른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주식도 마찬가지다.
국내 최대 운용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2007년 11월 금호산업 지분 비중을 5% 미만으로 낮춘 것을 마지막으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주식은 운용업계 5% 이상 매매 대상에서 제외됐다.
금융투자업계는 2008년 들어 금호아시아나그룹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지면서 운용사도 관련 주식을 위험자산으로 분류하고 편입을 기피해 왔다고 분석했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번 공시에서 금호석화 주식 취득방법만 장내ㆍ외 매매로 밝혔을 뿐 자본시장법상 운용사 특례를 들어 취득단가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에 비해 삼성자산운용은 전달 8일 현대해상화재보험 지분을 5.01%에서 3.53%로 줄이면서 1주당 최고 2만5000원선에 처분했다고 공시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장외 대량매매(블록딜)를 통해 금호석화 주식을 시세보다 유리한 가격과 조건으로 취득했을 것으로 추측했다.
삼성자산운용 관계자는 "금호석화가 올해 들어 실적을 뚜렷하게 개선하면서 주가도 오름세를 보여 왔다"며 "양호한 실적을 근거로 한 투자일 뿐 다른 배경은 없다"고 밝혔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금호석화 주가가 연초대비 270% 이상 올랐지만 연고점과 연저점 격차는 400% 이상 벌어질 만큼 불확실성도 높다"며 "채권단과 자율협약 만료시까지 본격 매수를 미루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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