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인터넷뉴스팀 기자) 미국 중간선거에서 후임자가 선출되면 내년 1월로 정치판을 떠나는 '터미네이터 주지사' 아널드 슈워제네거의 다음 행보가 미 선거 정국에 또 하나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슈워제네거는 지난 9월 한국을 비롯한 동북아 3국을 방문한 데 이어 지난달에는 러시아에서 융숭한 대접을 받는 등 임기 말에도 왕성한 활동을 해 그의 앞으로 거취가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슈워제네거는 러시아를 방문한 자리에서 주지사 퇴임 후 계획에 관한 질문에 "할 게 많다. 영화를 만들 수도 있고 책을 쓸 수도 있다"면서 아직 주지사직에서 손을 뗄 수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대외적으로 인기가 여전하지만 주 재정이 엄청난 적자에 휩싸이면서 임기 말에 역대 주지사 중 가장 낮은 20% 대의 지지율을 기록해 이미 `정치적 생명'이 끝났다는 평가도 있다.
그는 오스트리아의 보디빌딩 챔피언에서 할리우드 스타로 변신해 얻은 대중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2003년 10월 주지사 특별선거를 통해 당선되고 재선에 성공해 한때 미국 이민자들에게 꿈을 심어준 정치인이었다.
슈워제네거 지사는 2004년 5월 한때 지지도가 65%까지 올라가는 등 큰 인기를 누렸으나 2008년부터 캘리포니아에 경기침체의 한파가 몰려오면서 주 정부의 재정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났고 덩달아 그의 인기도 곤두박질 했다.
그는 그러나 공화당 소속 주지사이면서 재정지출 확대와 기업에 재정부담을 가중시킨 기후변화법 제정 등 소신 있는 정책을 펴왔다. 그는 지난 2006년 제정한 캘리포니아 기후변화법(AB32)을 가장 뛰어난 업적의 하나로 여기고 있다.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2020년까지 25%, 2050년까지 80% 각각 감축하는 내용을 담은 이 기후변화법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또다시 `간접 평가'를 받는다. 이 법을 실업률이 5.5% 이하로 떨어질 때까지 정지시키는 내용의 주민 발의안이 상정됐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슈워제네거 지사는 이달 15-16일 데이비스캘리포니아대(UC 데이비스)에서 열리는 제3차 `주지사 글로벌 기후정상회의' 개최계획을 1일 발표했다.
슈워제네거는 2년 전 지구촌 차원에서 기후변화 문제에 대처하고자 이 회의를 만들었고, 지난해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2차 회의에는 70개 주(州)와 국가에서 1천200여명이 참석해 그의 세계적인 인기를 다시 한번 과시했었다.
이러한 슈워제네거의 영향력을 고려해 미 일각에서는 그가 2012년 선거에서 다시 공직에 도전할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고, 워싱턴D.C. 하원의원에 출마하는 경우를 생각할 수 있다는 일부 보도가 나오고 있다.
news@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