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경찰에 따르면 2일 저녁까지 아테네에서만 최소 11개의 소포 폭탄이 발견됐다.
2일에는 스위스와 러시아 대사관에서 소포형 폭발물이 터졌으며 앞서 지난 1일에는 아테네의 택배회사에서 처음 폭발이 발생했다.
소포의 수신처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외에 아테네 소재 스위스와 러시아, 불가리아, 독일, 멕시코, 칠레, 네덜란드, 벨기에 대사관 등 공관 8곳이 포함됐다.
또 룩셈부르크 소재 유럽연합 최고법원과 네덜란드 유로폴(Europol)로 발송된 2건은 아테네 공항에서 2일 제거됐다.
이들 폭발물은 속이 빈 책 안에 화약이 들어 있는 형태로 제작됐다.
이번 폭발물 공격 이후 그리스 주재 모든 공관은 경계를 강화했다.
같은 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실로 배송된 폭발물은 지난달 31일 그리스에서 UPS를 통해 발송한 것으로 아테네 소포 폭탄과 유사한 형태라고 토마스 드 메지에르 독일 내무장관이 밝혔다.
소포는 우편물 보관실에서 발견됐으며 속에는 흑색 화약이 채워진 파이프가 들어 있었다.
독일 총리실로 배달된 폭탄의 이동 경로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만일 이들이 항공 화물로 운송됐다면 예멘발 소포 폭탄으로 항공 화물에 대한 보안이 강화된 상황에서도 국제 물류 시스템에서 폭발물 제거에 한계를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그리스 경찰은 프랑스와 공조해 이번 테러 기도를 조사하고 있다.
이번 소포 폭탄은 위력이 크지 않고 최초 폭발 당시 부상한 택배회사 직원 외에는 인명 피해를 입히지 못했지만 국제적인 관심을 집중시킴으로써, 테러조직이 소기의 목적을 일부 달성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스트런던대학의 앤드루 실커 테러연구소장은 "이번 그리스 폭발물은 예멘발 소포 폭탄과 비슷하다는 점에서 더 파장이 컸다"며 "이런 종류의 폭탄은 만들기도 쉬워서 앞으로 몇달간 유사한 공격이 크게 증가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그러나 이번 일련의 폭발물과 예멘발 테러 기도의 연관성은 찾지 못했으며 그리스 국내 테러조직을 배후로 의심하고 있다.
지난 1일 택배회사에서 첫 번째 폭발물이 터진 후 경찰은 각각 22세와 24세의 그리스 남성 2명을 폭발 현장 인근에서 체포했다.
이 가운데 1명은 과거 방화와 폭탄 공격을 일삼았던 국내 급진 조직 CFN(Conspiracy of Fire Nuclei)에 가담한 혐의로 수배를 받았던 적이 있는 인물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공격 시도가 재정 위기에 처해 있는 그리스 정부의 긴축 정책에 대한 국내 불만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폭탄 수신처 가운데 하나인 독일은 구제 금융의 상당 부분을 기여하면서 그리스에 큰 폭의 예산 삭감을 요구했다는 데서도 이같은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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