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승리를 거둔 것은 경제 위기에 지친 유권자들이 백악관과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집권여당에 내린 심판이라는 것이 정치정문가들의 평가였다.
경제 위기 와중에도 건강보험 개혁 등 백악관의 밀어 붙이기식 개혁 정책들이 유권자들에게 불안감을 심어주면서 결국 의회의 대(對)행정부 견제라는 전통적 기능을 복원시켰다는 것이다.
또한 백악관과 민주당간 불협화음으로 인한 선거전략상의 오류도 민주당의 패인중 하나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민주당 고위 선거전략가이자 오는 1월 상원의원직에서 물러나는 에반 바이 의원은 "민주당의 실패는 예견 가능한 것이었다"며 "경제 위기가 비록 전 정권에서 비롯된 것이었다 하더라도 현 집권층 특히 상.하원과 백악관을 모두 장악한 정부 여당은 분노의 타깃이 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무엇보다 경제 위기 동안에 고용 창출 보다는 건강보험 개혁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민심을 잃게 됐다"며 "건보개혁은 고귀한 열망이긴 하지만, 수혜 대상자의 확대로 1조 달러의 새로운 지출을 유발시키는 정책은 경제가 활기를 띠고 강할 때 시도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민주당이 고정 지지층에게 지나치게 경의를 표한 것도 선거 전략의 착오"라면서 "군내 게이 허용, 이민법 체계의 변화, 조지 부시 시대의 세금 감면조치 폐기 등의 추진은 정당한 이슈이긴 하지만 경제 문제로 불만에 가득찬 시기에 온건성향의 부동표를 흡수하고 이들의 공감을 얻어내기에는 어려운 이슈였다"고 분석했다.
미국내 대표적 보수지인 월스트리트저널의 논설위원 겸 정치평론가인 킴벌리 스트라셀은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의 오만이 오늘 선거 결과"라면서 "그들은 국민들에게 많은 말을 하려고 했을 뿐 국민의 말을 들으려 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스트라셀은 "유권자들이 공포로 인해 어리석은 행동(공화당 선택)을 한 것이 아니다"라며 "그들은 정부의 효율성에 대해 회의하게 됐고, 국가 재정 문제를 우려하면서 국정의 우선 순위가 자신들의 우선 순위인 경제 문제가 아닌 다른 것들로 채워지는 데 대해 화가 나 있었다"고 말했다.
더 위클리 스탠더드의 프레드 반즈 편집국장은 "민주당은 고실업이나 저조한 경기 회복 등으로 인해 집권 여당이 항상 당해왔던 피해를 본 것이라고 단순하게 선거 결과를 치부해서는 안된다"면서 "이번 선거는 오바마 대통령의 잘못된 정책, 즉, 과다한 정부 지출과 국가 부채, 건강보험 개혁에 대한 심판"이라고 말했다.
2009년 봄에 티파티 운동이 생겨난 배경이 정부 지출 문제, 과도한 기업 구제금융, 국가부채 급증에 따른 반발 때문이었고, 이로 인해 공화당과 무당파층 티파티 지지자들이 반(反) 민주당 전선으로 뭉치게 된 것이 이번 선거결과라는 것이다.
민주당 선거전략가인 스탠리 그린버그는 여당인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간의 불화를 지적했다.
그는 "워싱턴 의사당에는 3개의 정파가 있다. 대통령과 민주당, 공화당"이라고 말했다. 여당인 민주당과 오바마 대통령간에 의사소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각종 정책 추진과정은 물론, 이번 선거의 후보 추천과정에서도 마치 서로 다른 당을 하고 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 일으킬 정도의 혼선을 빚었다는 것이다.
이는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백악관이 2012년 대선에만 모든 초점을 맞추면서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이익에는 무심했다는 비판론과도 맥을 같이 하는 것이다 .
향후 백악관과 의회간 관계에 대해서는 상호 협력 보다는 대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공화당 선거전략가인 톰 데이비스 전 의원은 "오바마 대통령과 존 베이너(차기 하원의장)간에는 공통의 대의 명분을 찾기가 힘들다"면서 "특히 한치의 타협도 허용치 않는 각 당의 지지자들에게 대답을 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는 두 사람은 최소한 초기 단계에서 매우 추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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