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체 홀로그램 동영상을 먼 곳으로 전송하고 실시간에 가깝게 업데이트하는 기술이 곧 실현돼 연예ㆍ원격 회의ㆍ원격 진료ㆍ광고 등 수많은 분야에서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미국 과학자들이 발표했다.
애리조나 주립대 연구진은 4일자 네이처지에 실린 연구 보고서에서 지난 1977년 공상과학 영화 `스타워즈'에 등장했던 것과 같은 홀로그램 동영상 전송이 "현실에 매우 가깝게 다가왔으며 이것이 가능함을 입증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이 공개한 신기술은 비디오라기보다는 슬라이드 쇼에 가까운 것이지만 이들은 2초마다 동영상을 업데이트해 보여줬다. 이는 비디오 제작에 필요한 속도의 6분의1에 불과한 것이다.
공개된 영상은 아치형으로 배열된 16개의 카메라가 촬영한 것으로 45도의 시야 범위에 국한됐지만 연구진은 더 많은 카메라를 사용하면 10년 안에 안방의 3D 비디오 스크린에 완전한 홀로그램을 구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진은 2년 전 홀로그램 영상을 정지상태에서 동영상으로 한 차원 끌어올리고 2~4분마다 업데이트하는 신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이제는 입체 동영상을 녹화ㆍ전송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들은 신기술의 개발로 연예 오락과 원격 회의 등에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게 됐을 뿐 아니라 멀리 떨어진 곳의 의사들이 실시간으로 협력해 외과수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테이블에 홀로그램 스크린이 평면으로 깔리면 의사들은 마치 환자가 누워있는 것처럼 주위를 돌아다니면서 360도에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3차원 영상이 허공에 투사되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스크린을 보는 사람에게는 그렇게 보이는데 연구진은 이런 기술이 눈에 확 띄는 광고에 이용될 수도 있고 자동차나 항공기 디자이너들의 잦은 설계 변경에, 또는 군사 훈련 등에도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애리조나 주립대 연구진을 비롯해 지금까지 전 세계에서 6개 정도의 팀이 입체 홀로그램 개발에 나서 이 중 3~4개 팀이 초당 30 프레임이라는 놀라운 속도의 비디오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지만 영상의 크기가 엽서 한 장보다 작을 정도여서 더 큰 영상을 구현하는 것이 숙제였다.
연구진이 사용한 방식은 여러 대의 일반 카메라를 여러 각도에 배치해 물체를 촬영한 뒤 영상 자료를 서로 교차하는 고속 맥동 레이저에 부호화해 이른바 `간섭 무늬'로 불리는 3차원 압축 영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런 무늬는 빛에 감응하고 전자장에 반응해 회전하고 정렬하는 염료 입자가 들어있는 광굴절 폴리머라는 특수 필름에 투사돼 홀로그램으로 나타나는데 이런 영상은 몇 분 안에 사라지거나 다른 이미지로 덮어 씌울 수가 있다.
연구진은 플라스틱 판에 영상이 나타나도록 한 뒤 다른 영상을 전자적으로 덮어 씌우는 방식을 사용, 가로 세로 10㎝의 스크린에 2초마다 새로운 영상이 나타나도록 했으며, 사방 30㎝의 판도 사용했지만 이 경우 영상을 바꾸는데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이들은 장차 사람이 실물 크기로 보이는 6~8 평방피트의 풀사이즈 화면으로 원거리 회의를 할 수 있게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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