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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통화정책 여력 필요"… 기준금리 인상 강력 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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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4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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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20정상회의, 환율전쟁 봉합여부가 관건

한국은행이 세계경제 성장세 둔화 및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기준금리 인상 의지를 강도 높게 나타낸 것이다.

하지만 아직 봉합되지 않은 환율 문제는 한은의 금리 인상에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 한은 "대내외 여건 불안"… 금리 인상 시사

한은은 4일 '금융안정보고서'에서 "대내외 여건의 불확실성 증대와 예상치 못한 대내외 충격이 수시로 발생할 수 있다"며 "금융안정과 관련한 통화정책 여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기준금리를 다소 올려야 만약에 발생할 수 있는 경제상황 악화에 대처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한은은 현재 세계경제의 성장세가 지체되고 있으며 유럽 과다채무국의 재정문제가 장기화 할 수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대내적으로는 주택가격ㆍ금리ㆍ환율 등 가격변수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한은이 오는 16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열렸다.

더구나 지난 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1%를 기록하며 한은의 물가상승률 목표치 3±1%를 벗어난 점도 금리 인상 전망을 가능케 한다.

기대인플레이션율도 3.4%로 지난해 10월(3.4%) 1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 한은, 환율 문제 두고 '딜레마'

하지만 한은이 자신의 뜻대로 기준금리를 선뜻 올리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환율문제가 한국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신규로 총 6000억 달러 규모의 2차 양적완화(QE2)에 나선다는 점은 금리 인상에 부정적이다.

금리를 올릴 경우 과도하게 풀린 유동성이 쏠려 환율은 더욱 떨어지게 된다.

한은은 이날 보고서에서 "자국 통화가치 약세 유도 및 경기회복을 위한 미국 등 주요국의 양적 완화정책으로 풍부해진 글로벌 유동성이 국제 신용증권 및 상품시장은 물론 신흥시장국의 주식 및 채권시장으로 급속히 유입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신흥시장국을 중심으로 자산가격 및 통화가치의 변동성이 높아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는 금리 인상은 당분간 요원하다. 한은으로서는 이도저도 못하는 상황이 된 것.

오석태 SC제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상무)는 "환율 문제에 있어 지난 9~10월과 현재 상황이 달라진 것이 없다"며 "최근 정부가 자본통제 얘기를 지속적으로 꺼낸 것은 환율 하락기조에 외환당국이 그만큼 당황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현재 한은으로서는 오는 11~12일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서 환율 문제가 봉합되길 바라고 있다. 회의에서 환율 변수가 해결되면 금리 결정이 단순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현재 시장은 G20 정상회의에 부정적이다. 지난달 경주에서 열렸던 G20재무장관·중앙은행총재 회의와 같이 구체적 합의없이 끝날 것이란 전망이다.

오 상무는 "소위 선수라고 불리는 국내외 투자자들은 이미 환율 문제에 비관적으로 판단하고 베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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