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가을개편 성패 결정할 3개 포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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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5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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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가 유난히 많은 논란 속에서 11월 단행한 가을개편이 시청률 부진에 빠져 있는 MBC의 분위기를 반전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번 가을개편을 통해 40년 만에 주말 '뉴스데스크'의 방송 시간이 1시간 빠른 오후 8시대로 변경됐으며 이 시간에는 주말 드라마가 자리를 잡았다. 보도국 일각에서는 반대의 목소리가 컸으나 경영진은 '뉴스데스크'와 드라마가 '윈-윈'하기 위한 묘책이라는 논리를 관철했다.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 역시 '케이블 TV 따라하기' 논란 끝에 빛을 보게 됐다. 지상파의 자존심을 버리고 케이블 TV에서 크게 히트한 프로그램의 포맷을 가져왔다는 비난이 MBC 안팎에서 일었고 경영진의 지시로 프로그램이 급조됐다는 지적이 노조에 의해 제기되기도 했다.

이 같은 내용의 가을 개편은 경영진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돼 이뤄진 것이라는 점에서 개편에 따른 시청자들의 반응이 내년 2월 임기 만료를 앞둔 김재철 MBC 사장의 리더십을 가늠하는 척도가 될 것이라는 게 방송가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시청률 6%대 주말 '뉴스데스크' 살아날까? = 6일부터 실시되는 주말 '뉴스데스크'의 시간대 변경은 주말 시간대의 메인뉴스 경쟁에서 줄곧 KBS와 SBS의 메인 뉴스에서 밀려왔던 점을 감안한 것이다.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과 31일 MBC '뉴스데스크'의 시청률은 각각 6.5%, 6.3%로, 지상파 방송 3사의 메인 뉴스 중 가장 낮았다. KBS에 각각 3.6% 포인트와 4.9% 포인트 뒤졌으며 SBS보다는 1.8% 포인트와 2% 포인트 낮았다.

MBC 측은 유례없이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방송 시간 변경 사실을 적극 알리는 한편, 스타 앵커인 최일구 기자를 중용해 초반 붐 형성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

뉴스 프로그램으로는 전례 없이 최 앵커의 '소탈한' 모습을 담은 프로그램 홍보 광고를 자체 채널과 포털사이트에서 실시하는 파격을 보이고 있으며 앵커를 자사의 예능 프로그램인 '무릎 팍 도사'에까지 출연시켰다.

여의도 MBC 사옥은 최 앵커의 얼굴을 담은 외벽 광고로 뒤덮였으며 인파가 몰려드는 서울 강남역 사거리와 신사역 사거리에는 옥외 대형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MBC는 뉴스 콘텐츠 면에서 형식의 파괴와 기획 취재의 강화를 새로운 무기로 내세우고 있지만 이에 대해 보도 기능의 약화와 뉴스 연성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MBC는 중견 기자를 대거 투입해 기획 취재를 강화하는 한편 앵커가 현장에 내려가 직접 취재를 하고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는 식의 리포트도 선보일 예정이며 예능 PD를 뉴스 진행에 투입해 형식면에서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MBC가 내세우고 있는 목표 시청률은 두자릿수 이상이다. MBC 관계자는 5일 "SBS와 해볼 만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자릿수의 시청률은 무난하다"고 말했으며 또다른 관계자는 "15%까지도 가능하지 않겠느냐"며 의욕을 보였다.

◇ 주말 밤 시간대 '드라마 블록' 효과는? = MBC는 '뉴스데스크'가 방송되던 9시대에는 주말 드라마 2편을 연달아 내보내며 '드라마 블록'을 만들어 시청자들을 끌어들일 예정이다.

주말 저녁시간대 MBC가 내보내고 있는 드라마는 '글로리아'와 '욕망의 불꽃'이다.

지난 30일과 31일 '글로리아'의 시청률은 7.8%와 8.7%로 한 자리 숫자에 그치고 있다.

'욕망의 불꽃'은 15.5%와 15.2%를 기록하며 현재 방송 중인 MBC 드라마 중에서는 가장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지만 경쟁 드라마에는 못 미치고 있다.

MBC의 주말 드라마가 이렇게 부진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MBC 주말 드라마는 2004년 이후 '한강수 타령'이나 '천하일색 박정금' 등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10% 내외의 저조한 시청률을 기록했다.

MBC가 주말 '뉴스데스크'와 드라마의 시간을 바꾼 것은 SBS가 오후 9시대 주말 드라마를 연속 편성한 것이 효과를 보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밤 9시대부터 방송되는 SBS의 '이웃집 웬수'와 '인생은 아름다워'는 30일에는 21.5%, 18.7%을, 31일에는 24.8%, 20.6%의 시청률을 보이는 등 20% 안팎의 안정적인 시청률을 거두고 있다.

MBC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시청률이 낮은 '글로리아'가 방송 시간 변경의 효과를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60분간 방송되던 '글로리아'는 10분 확장된 70분으로 편성돼 적극적으로 시청자들을 공략한다.

방송 시간대 변경이 마침 SBS가 지난주 '이웃집 웬수'의 종방이후 새 드라마 '웃어요 엄마'를 선보이는 시점인 것도 우호적인 환경이다.

◇ '위대한 탄생', 케이블 '슈퍼스타K 2' 넘어설까? = 5일 밤 첫 방송하는 '위대한 탄생'이 지난달 케이블 사상 최고 시청률인 18.1%로 막을 내린 Mnet의 '슈퍼스타K 2'의 벽을 넘어설지도 관심거리다.

'위대한 탄생'은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이라는 포맷의 유사성과 '슈퍼스타K 2'의 종방 직후 방송을 시작한다는 시기상의 미묘함 때문에 '슈퍼스타K 2 따라하기' 아니냐는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왔다.

외적인 조건으로만 따지면 '위대한 탄생'은 '슈퍼스타K 2'에 비해 유리한 지점에서 출발한다.

지상파라는 장점이 있는데다 방송 시간대가 1시간 빠른 밤 10시대이며 방송 시간 역시 70분 물로 상대적으로 짧다. 금요일 밤늦은 시간대의 시청자층을 '슈퍼스타K 2'가 이미 넓혀 놨다는 점도 우호적인 상황이다.

같은 시간대 다른 지상파 방송사의 경쟁 프로그램은 한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는 SBS의 '맛있는 초대'와 10%대 초반인 KBS 2TV의 'VJ특공대'다.

'위대한 탄생'의 입장에서는 이들 프로그램은 경쟁해볼 만한 상대일 수 있지만, 이들을 넘어 '슈퍼스타K 2'의 시청률을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낙관하기 힘들다.

지난주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 중 가장 시청률이 높았던 것은 KBS 2TV의 '해피선데이'(29.3%) 였으며 2~3위를 차지한 '세바퀴'(16.7%)와 '무한도전'(16.3%)은 '슈퍼스타K 2'보다 낮았다. '위대한 탄생'이 '슈퍼스타K 2'를 넘어서려면 주간 예능 시청률 순위에서 2위권의 성적을 거둬야 한다.

시청률 외에도 '위대한 탄생'은 대형 스타를 탄생시켜야 한다는 부담도 갖고 있다. '슈퍼스타K 2'는 우승자 허각 이외에도 존박, 장재인, 강승윤 등 많은 참가자들을 스타로 배출했다.

MBC는 "우승자와 1년간 전속 계약을 맺고 체계적인 관리를 통해 국민가수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지만 이를 위해서는 MBC가 아닌 다른 지상파 방송이나 케이블 TV가 나서서 출연을 원할 정도로 화제성이 있는 스타를 배출해야 하는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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