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우리·하나금융 경영진들이 자사주 사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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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8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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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경영진들이 잇따라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 인수·합병(M&A) 이슈로 은행권이 민감한 와중이어서 이들의 자사주 매입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3일 자사주 2600주를 주당 5만원에 장내 매수했다. 이는 1억3000만원에 상당하는 금액이다. 어 회장은 지난 9월 2000주를 사들였다. 당시 민병덕 국민은행장도 1000주를 매입했다.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는 지난달 29일 자사주 3000주를 1만4050원에 사들였다. 이 회장은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아친 2008년 9월말부터 총 10차례에 걸쳐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했다. 이번 매수를 통해 이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3만8000주다.

하나금융지주 경영진도 자사주 '쇼핑' 대열에 동참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지난달 25일에 2000주를 추가로 매입했다. 이에 보유주식은 4만5375주에 이른다. 임창섭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도 그 다음날 2000주를 사들였다. 임 부회장이 보유한 자사주는 총 2만9839주다.

또 양용승 하나은행 부행장이 지난달 26일 2000주를 주당 3만3300원에 신규 매수했다. 조기욱 하나금융지주 부사장은 600주를 추가로 늘렸다.

이를 두고 일부에서는 자사주 매입 물량은 적지만 M&A 추진과정에서 경영진으로서 주도권을 쥐고자 하는 의도를 보여주는 것으로 해석하는 시각도 있다.

우리금융지주 관계자는 이에 대해 "M&A를 염두에 두고 산 것은 아니다"라며 "지난 2008년부터 자사주를 꾸준히 매입하는 분할매수전략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 회장은 평소 민영화를 해야 현재 저평가 국면을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올해 실적이 지난해 수준을 뛰어넘을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사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 관계자는 "매입한 주식단위가 낮기 때문에 M&A로 연결하기 어렵다"며 "김정태 행장은 테마섹이 빠져나간 이후 시장에 조성된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매입한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어 "공식적으로 M&A 방식에 대해서 언급한 적은 없다"고 덧붙였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우리는 M&A와 관계가 없다"며 "미래가치에 대한 자신감을 표방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M&A 이슈로 연결하기에는 사들인 주식의 양이 많지 않다"며 "KB와 우리, 하나금융 모두 다른 상장된 은행에 비해 실적대비 주가수준(밸류에이션)이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3곳 모두 스스로가 국내 대표 금융사라고 자부하기에 현재의 주가가치는 싸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이성우 기자 redra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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