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만큼 공모가가 회사의 본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기업은 자본시장을 통한 자본조달에서 제 값을 못챙긴 꼴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와 IPR파트너즈에 따르면 10월 한달 동안 진행된 9개사의 공모주 평균 청약 경쟁률은 510 대1로 나타났다. 전달에 비해서는 171%포인트 증가했다.
이는 최근 상장된 기업들의 주가가 급등하고 있는 탓이다. 지난 9월 이후 신규 상장된 14개 종목 가운데 10개 종목이 한달새 시장수익률을 월등히 뛰어넘는 수익을 보이고 있다. 가장 높은 수익률을 보이는 성융광전투자는 5일 종가 기준 공모가 대비 250.71%나 올랐다. 휠라코리아(126.57%), 씨젠(109.18%) 공모주 청약에 참가한 투자자들도 두 배가 넘는 수익을 냈다.
국내 유동성 증대와 휠라코리아ㆍ현대홈쇼핑 같은 대형주들들이 상장 되면서 자금이 몰린 것을 이유를 들수 있지만, 공모가가 기업의 본질가치보다 낮게 책정되는 '저가발행(Underpricing)'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종목들에서는 상장일 첫날 저가 매수 심리로 투기 수요가 나타나 주가가 기형적으로 급등하고 그 이후에도 꾸준한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휠라코리아는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6.28%가 올랐고, 현대홈쇼핑은 45.0%가 올랐다. 코스닥에 상장된 기업 가운데도 누리플랜과 아이씨코리아가 각각 41.81%, 69. 28%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상장 당일 외국계 펀드에서 전환사채(CB) 물량이 출회돼 급락한 '인화정공'만이 공모가를 하회했을 뿐이다.
윤정선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규 상장주의 경우 동종업계 주가수익비율(PER) 등을 감안해 공모가를 산정하는데 다른 종목에 비해 PER이 낮게 책정됐다는 기대감이 있다면 상장일 당일 주가가 급등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배종화 HMC투자증권 주식자본시장(ECM)팀장은 "유사기업 주가의 밸류에이션 대비해 일정 비율(10~30% 내외)의 할인률을 적용해 공모가를 산정하고 있다"며 "이는 증권사들이 인수리스크를 줄이고 투자자에게 수익을 안겨주고 싶은 욕구 때문이다"고 전했다.
배 팀장은 "시장이 활황이거나 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기업들은 할인률이 낮아지기도 한다"며 "이 과정에서 자본을 최대한 끌어들이려는 기업들과의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하지만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면 우리 사주나 기업 이미지 제고 등의 효과도 있어 기업도 좋게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김경은 기자 kke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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