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1950선을 넘보는 가운데 정보기술(IT)주들이 다시 주도주로 부각해 증시상승을 이끌지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향후 증시를 이끌 IT주는 기존 메모리반도체 업종이 아닌 다른 종목들로 구성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IT서비스 업종의 부상을 주목하는 모습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에 3.45포인트(-0.18%) 하락한 1938.96으로 장을 마쳤으나 IT업종 지수는 이틀째 오름세를 지속했다. IT업종은 5일 1.48% 오른 7706.05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폭은 전일(2.47%)보단 줄어들었으나 거래량(5만9379주)과 거래대금(1696억5700만원)이 각각 13%, 16%늘었다.
종목별로는 전자·통신산업 부품인 수정진동자 및 응용제품을 생산하는 써니전자(7.27%)가 큰 폭으로 오르고, 하이닉스(3.49%) 삼성전자(2.29%) 등이 올랐다.
국내 IT업종은 올 4월 고점을 찍고 증시에서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해왔다. 가격부담 탓이었다. 업황 부진도 한 몫 거들었다. 증시 상승세가 가팔라지면서 외국인들은 IT주를 추가매수하기 보다 상대적으로 덜 오른 종목에 관심을 돌렸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IT업종은 4월 이후 시장수익률 대비 16%포인트나 하락했다"면서 "그러나 미국 나스닥지수는 S&P500지수를 연초대비 16%포인트 앞섰고, 중국과 독일 IT업종지수도 각각 16%포인트, 11%포인트씩 시장수익률을 상회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IT수익률이 유독 부진했던 이유는 세부 산업 구성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박 연구원은 "국내 IT업종은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시총 비중이 커 반도체 산업의 의존도가 큰 반면, 미국은 IT업종 내 컴퓨터 업종 비중이 28%, 인터넷 업종 비중이 26% 등으로 비교적 고르다"고 설명했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공급 과잉 우려가 컸던 만큼 국내 IT주에 부담이 됐다는 이야기다.
실제 S&P500업종 분류를 기준으로 컴퓨터 하드웨어 업종지수는 4월 고점 후 8월까지 밀렸지만, IBM이 포함된 IT컨설팅 지수는 8월말 대비 15% 상승했다.
IT서비스(컨설팅) 업종은 2011년말부터 고성장이 점쳐진다.
최경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IT서비스 산업은 2011년 하반기부터 2012년을 기점으로 최소 4~5년간 두자리수 이상의 성장세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이는 IPv6(internet protocol version 6)전환 수혜, 효율적 IT 경영의 중요성 부각, IT시스템의 구조적 변화에 따라 국내외 수주 확대가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IPv6는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표현 방식의 차세대 버젼이다. 업계는 기존 버전인 IPv4 체계에서 현재 생성가능한 잔여 IP는 4.7%에 불과하며, 내년에는 전량 소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최 연구원은 "국내 IT서비스 기업 상위 3위권 중 상장기업은 SK C&C가 유일하다"며 "업황 변화와 고성장이 전망되는 만큼 삼성SDS, LG CNS 등 비상장기업의 상장 추진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는 이어 "삼성SDS는 크레듀와 합병을 통해 우회상장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며 "삼성SDS가 상장되면 경쟁관계에 있는 LG CNS도 상장에 속도를 낼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SDS는 지난 10월 제일기획이 장외처분한 크레듀 지분 전량 150만주(26.65%)를 인수하면서 크레듀의 최대주주(230만주, 40.86%)로 변경될 예정이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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