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헌규의 중국이야기 1-3>고위안화 시대의 중국 라오바이싱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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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1-01-09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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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장 런민비가 세상을 바꾼다

  
위안화는 지난 2005년 7월 21일 관리변동제로의 환율제도 개혁으로 달러당 8.2765위안에서 8.11위안으로 조정(2.1% 절상)된 뒤 지난 2006년 7월 처음으로 7위안대에 진입했다. 위안화는 2007년 이후에도 계속 강한 상승추세를 보여왔다. 지난 2008년에는 1.4분기에만 4.1%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같은해 4월 개인 매입및 송금환율로 최초로 6위안대에 진입했고, 외환당국의 고시환율로도 6위안대(6.9920위안)에 접어들었다. 중국은 세계 금융위기때 회귀했던 고정제를 최근 다시 변동제로 환원했다.

중국의 법정화폐 런민비의 달러당 6위안 시대는 중국 라오바이싱(老百姓 국민)들의 생활에 다양한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중국인들의 해외 호화 쇼핑 관광이 늘어나고 유학생과  이민자 수도 급증하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은 지구촌 호화사치품 시장의 최고 큰손으로 떠올랐다. 통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중국의 사치품 소비액은 총 94억달러로 세계 전체 사치품 소비 시장의 27.5%를 차지했다.   
얼마전 프랑스 여행을 다녀온 지인은 파리 고급 백화점에 가서보니 고가의 호화 제품을 쇼핑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이었다고 소개했다. 결혼한지 1년쯤 되는 베이징의 젊은 중국인 친구는 최근 살던 집을 월세놓고 외국으로 이민 가기로 결정했다는 내용의 안부 메일을 보내왔다. 모두가 위안화 강세에 따라 중국인들의 씀씀이와 생활패턴이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를 실증하는 사례들이다.
 “회사 일때문에 서울에 체류하면서 나는 경제적으로 큰 손실을 보고 있습니다. 중국내 위안화 표시 자산은 큰 폭 오르고 있는데 여기서는 위안화 자산투자에 손 쓸 여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취재 도중 만난 서울주재 한 중국 회사원은 중국내의 위안화 자산은 치솟는데 재테크에 참여할 수 없는 답답한 심정을 이렇게
토로했다.
 홍콩 타이완 기업 공장들이 많이 몰려있는 상하이(上海) 이남 중국 연해안 지역 외투기업 공장지대에는 요즘 다음과 같은 말이 회자되고 있다. “최악의 악덕 기업은 환경오염 배출기업도, 세금 탈루기업도 아니다. 바로 직원 급여를 위안화가 아닌 달러나 홍콩달러로 책정해 지급하는 기업이다. 
상하이(上海)는 물론 광둥(廣東)성내 선전과 동관시 등지의 근로자들에게 달러로 급여를 주는 직장은 철저한 기피의 대상이다. 달러로 월급을 수령하면 시간이 갈수록 급여가 깍이는 것과 같다는 현실적 이유 때문이다. 얼마전 선전에서는 한 미국계 공장 직원들이 경리과에 몰려가 급여를 달러에서 위안화로 바꿔달라며 시위를 했다는 기사가 큼직막하게 신문지면을 장식했다.

위안화가 강세통화로 부상하고 있는 이면에는 부작용도 적지않다. 중국은 외부의 위안화 절상압력을 해소하고 내부 물가상승을 억제하려는 의도에서 완만한 절상을 용인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위안화의 대외(대달러)가치 상승에도 불구하고 위안화의 국내 가치(구매력)에는 별 변화가 없어 고민이다. 국제 시장 구매력 상승으로 유류 식량 등 수입물가가 낮아질 것이라는 기대도 잘 먹혀들지 않고 있다. 물가안정은 커녕 환차익을 노린 핫머니 유입으로 자산 인플레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달러를 들여와 위안화로 바꿔놓으면 연간 6~10%의 환차익을 거두는 것은 식은죽 먹기입니다. 여기에 증시와 부동산 시장에서 우량 위안화 자산에 잘 만 투자를 하면 20%의 추가 이익도 얻을 수 있지요.  현지 사정에 밝은 외국계 투자은행 관계자는 우량 위안화 자산에 대한 투자는 황금을 사는 것 처럼 안전하고 확실한 재테크라며 이렇게 말했다. 
중국의 국내외 자본이 중국내 위안화 자산 투자에 혈안이다 보니 증시나 부동산 시장에 자산 거품이 형성되고 중국 성장 경제의 아킬레스건인 물가에 직격탄이 되고 있다. 국가적으로는 중국의 산업·무역정책과 거시조정 등에도 고난도의 해법이 요구되고 있다. 정부와 기업은 각각 고위안화 시대를 맞아 성장 전략을 다시 짜야하는 상황에 처했다. 무엇보다 위안화 절상이 초래할 각종 폐단을 미리 방비하지 않으면 자산거품에 따른 물가고가 서민들의 민생을 위협, 자칫 비상하는 위안화의 위용에 그늘을 드리울지 모른다.

 chk@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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