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자바섬 중앙에 위치한 머라삐 화산이 지난달 26일 첫 폭발 이래 여러 차례 대폭발하면서 누적 사망자가 120여명에 이르렀다고 자카르타포스트 등 현지 언론과 외신들이 5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새벽 화산이 재폭발하면서 최소 78명이 숨져 누적 사망자가 122명에 육박하고 60여명이 화상을 입는 등 최근 100년이래 최악의 폭발로 기록됐다.
재난관리당국은 화산 주변의 출입금지 구역을 종전 15km에서 20km로 확대, 화산 반경 20km 안에 있는 주민들에게 즉각 외부로 대피하라는 명령을 내렸고 이재민도 10만명을 넘어섰다.
광물에너지부 산하 지질연구소의 수키아르 소장은 "머라삐 화산 활동과 피해지역 등 규모 면에서 지난 100년이래 최대 규모"라며 "화산 폭발 양상이 과거와 다르며 화산 아래 마그마가 생성되고 있어 거대한 폭발이 예상되는 등 최악의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머라삐 화산이 화산재를 10km 높이 상공으로 뿜어내고 천둥소리 같은 거대한 굉음이 25km 밖까지 들리는 등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는 가운데, 화산 주변지역은 화산재로 대낮에도 가시거리가 1m도 안 될 만큼 칠흑같은 밤과 같았다고 신문은 전했다.
화산 폭발 정도가 커지면서 대피소도 외곽으로 계속 이전해 이재민들은 기진맥진한 상태이며 특히 어린이들이 화산폭발 공포에 떨고 있다.
가정주부인 스리 수쁘리하띤 씨는 "6살짜리 딸이 화산을 바라보는 것조차 두려워하고 밤마다 잠도 못 자고 울기만 한다"고 말했다.
머라삐 화산은 1930년 폭발해 1천300명이 사망했고 1994년과 2006년에도 폭발해 각각 69명과 2명이 숨졌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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