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5일(이하 현지시각)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의 선결조건은 미국 자동차업계와 노동자 이익 확보라는 미 정부의 기존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아시아 4개국 순방을 시작한 5일 뉴욕타임스 인터넷판에 실은 '안정을 향한 우리의 길을 수출한다'는 제목의 기고에서 "어떤 협정이든 제대로 된 조건과 함께 이뤄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부터 인도를 시작으로 인도네시아, 한국, 일본을 차례로 방문하는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에 "수백억달러어치의 수출액 증가와 미국 노동자 일자리 수천개와 맞먹는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캐나다와 유럽연합(EU)이 한국과 각자 FTA를 추진 중인 사실을 언급하면서 "한때 우리는 한국시장에 최대 수출국이었으나 지금은 4위"라며 "이처럼 성장하는 시장에서 미국 기업은 상품 판매 기회를 잃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오바마 대통령은 10일부터 사흘간 예정된 방한 기간 이명박 대통령과 양자 정상회담에서 FTA 타결 문제를 중점 논의하겠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어 "아시아에는 세계 5대 경제대국 중 3개국이 있고 중산층이 소득증가와 함께 급격히 확대되고 있다"며 "우리 경제의 앞날에 아시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며 이번 순방의 의미를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무엇을 소비하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생산하느냐로 알려지길 바란다"면서 "이 때문에 나는 향후 5년간 미국의 수출을 배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고, 그러려면 미국 상품을 판매할 새 시장의 새 고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인도네시아를 두고는 "G20 회원국이자 내년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 의장국을 맡을 나라"라며 치켜세우고, 인도네시아와 공고한 동반자 관계를 발판으로 아세안 지역 수출 확대를 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그는 취임 이후 처음 방문하는 인도에서는 수출 확대와 무역장벽 해소책을 논의하고, 일본에서는 아시아ㆍ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아시아 신흥시장과 무역 확대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또 지난 2일 치러진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에 참패한 일과 관련, 자신이 정부 성과를 유권자들에게 설득하는 데 실패했음을 인정했다.
그는 이날 공개된 CBS방송 시사프로그램 '60분' 인터뷰에서 "우리는 매우 바빴고 산적한 일 처리에 집중하느라 리더십이 입법 문제뿐 아니라 사람들을 설득하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사실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집권 초 시행한 대규모 경기부양책이 이번 선거 기간 '큰 정부 정책'이라는 비판을 받아 패인으로 작용했다면서 "우리가 정부를 확장한다는 어떤 이론 때문에 이런 단계를 밟은 것이 아니라 경제가 벼랑 아래로 추락하지 않도록 확실히 막기를 원했다는 점을 (유권자에게) 이해시키지 못했다"고 말했다./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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