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나도 비난‥ 버냉키 '사면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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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11-08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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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적완화 발표후 중국·독일에 이어 美공화당도 가세

미국의 굼뜬 경기를 자극하고자 2차 양적완화를 단행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장이 영락없는 `사면초가(四面楚歌)' 신세다.

   연준이 3일 총 6천억달러 규모의 국채매입을 통한 2차 양적완화 계획을 발표한 후 중국과 독일 등 주요국가들이 연일 연준의 양적완화를 비판하고 있는데다 미국 내에서도 중간선거에서 승리한 공화당마저 양적완화를 "연준의 큰 실수"라고 공격했다.

   게다가 연준 역사에 정통한 카네기멜런대학의 알런 멜처 교수는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에 기고한 글에서 통화주의 경제학의 대부인 밀턴 프리드먼이 살아있었다면 이번 양적완화를 지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지적, 버냉키 의장을 당혹스럽게 했다.

   2006년 타계한 프리드먼은 버냉키 의장을 비롯해 현재의 연준 수뇌부 인사들의 통화정책 노선에 지대한 영향을 끼친 인물이어서 멜처 교수의 이러한 지적은 버냉키의 입장에서 뼈아픈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버냉키는 6일 조지아주 제킬 아일랜드에서 열린 콘퍼런스에서 장황하게 반박논리를 폈다.

   버냉키는 "우리가 취한 조치들은 프리드먼의 입장에서 연준이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이라면서 "연준은 물가를 비롯한 명목 지표들을 안정시키는데 책임이 있으며 인플레이션을 너무 높게 해서도, 너무 낮게 해서도 안 된다"고 주장했다.

   대공황은 물론 과도한 인플레이션이나 디플레이션이 모두 통화량의 과잉이나 부족에 따른 현상이라는 프리드먼의 견해에 따른다면 이번 양적완화가 필요한 조치라는 게 버냉키의 반박논리다.

   멜처 교수는 디플레이션의 조짐이 없는데도 양적완화를 통해 유동성을 쏟아내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해 의문을 제기했으나 버냉키는 디플레이션의 우려가 있는 만큼 양적완화가 필요했다는 입장이다.

   내년 초 새로 구성되는 의회에서 하원의 예산위원장으로 유력한 공화당의 폴 라이언(위스콘신) 의원은 7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연준의 양적완화 조치가 "큰 실수이며 심각한 인플레이션 문제를 초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인플레이션의 우려에 대해 "양적완화의 목적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려는 것이 아니며 물가가 추가로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독일과 중국 등이 미국의 양적완화 조치로 달러화 약세를 초래, 여타 국가들의 통화가치 절상 압력을 키울 것이라고 주장한 데 대해 버냉키는 "미국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할 때 달러화를 위한 최상의 토대가 마련되는 것"이라고 강조, 양적완화로 인한 궁극적으로는 달러화가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고 반박했다.

   버냉키는 이처럼 중국, 독일 등 해외에서의 비판과 국내에서의 공격에 맞서 연일 해명과 반박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중국과 유럽국가들은 조만간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연준의 양적완화의 문제점을 주요 이슈로 다루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어 버냉키로서는 가시방석에 앉은 신세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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