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휴대폰 보급률이 100%를 초과했다. 누구나 다 핸드폰을 가지고 다닌다는 이야기다. 이러다 보니 핸드폰에서 변화가 생기면 우리 생활습관도 달라지게 된다.
최근 한 업체에서 NFC(Near Field Communication)폰을 출시한다고 발표함에 따라 휴대폰을 활용한 전자지갑에 대한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휴대폰 전자지갑 원리는 간단하다. 사용자가 신용카드, 멤버쉽, 쿠폰 및 할인권 등 각종 정보를 핸드폰 안에 있는 유심(USIM)에 넣고 지갑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굳이 여러 장의 신용카드 및 할인쿠폰, 신분증 등을 몸에 지닐 필요가 없이 휴대폰 하나로 다 해결되는 것이다.
휴대폰 전자지갑은 이용 편의성 이외에도 관련된 경제효과가 상당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한 연구기관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활성화시 향후 5년간 5520억원의 생산유발효과, 2261억원의 부가가치 유발효과, 3368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실 휴대폰 전자지갑은 이번에 새롭게 등장한 것은 아니다. 3세대(3G) 서비스 당시, 콤비 유심을 사용한 휴대폰 전자지갑 서비스를 들여온 적이 있었으나 이통사간 USIM 규격 통합 부재, 이를 지원하는 단말 및 결제기(비접촉) 인프라 부족으로 활성화가 좌절된 바 있다.
전자지갑 규격 또한 글로벌 표준과 제대로 호환되지 않아 글로벌 로밍 차 해외에 핸드폰을 가져간다하더라도 결제에 있어선 무용지물이 됐다.
휴대폰 전자지갑을 제대로 쓰고 편익을 제대로 누리기 위해서는 정부 및 업계가 넘어가야 할 산이 3가지가 있다.
먼저 이통 3사간 USIM 규격 및 서비스가 통일돼야 한다. 상호호환이 쉽지 않고 서비스도 제한되고, 번호이동시에도 문제가 되니 잘 쓰질 않는다.
또한 통일한다고 하더라도 국내만 해서는 될 일이 아니다. 아무리 휴대폰 전자지갑 서비스가 활성화된 일본이라 하더라도, 자국 내 독자규격으로 인해 글로벌 시장과의 호환이 부족하다는 등의 지적이 나오고 있다.
둘째는 단말이다. 최근 아이폰 차기모델에 NFC 기능이 탑재될 것이라는 전망이 기사를 통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또한 세계 1위 단말제조사인 노키아도 내년부터 모든 단말에 NFC를 장착한다고 한다.
과거 일반폰으로도 충분하다고 자만했다가 아이폰 이후 스마트폰 충격으로 국내 가 한동안 헤맸던 적이 있다.
과거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서는 글로벌 추세와 발맞춰 나가되 우리가 한발 앞서 나가 주도를 하는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정부가 국산단말의 마케팅 포인트 확대 및 경쟁력 강화차원에서 NFC 탑재 의무화 및 지원방안을 모색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일 것이다.
셋째 결제기인데 상당한 난항이 예상된다. 전자지갑을 쓰려면 결제기가 지원할 수 있도록 하드웨어적으로 무선인식(RF) 기능을 추가해야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 적게는 대당 10만원에서 20만원정도 든다고 하니 보통 어려운 일이 아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결제기 관련 국가차원의 종합계획 수립을 하고, 범산업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
활성화에도 시기가 있다. 더 늦기전에 방송통신위원회, 지식경제부, 통신업계, 금융업계 등 관련 전 분야의 플레이어가 서로 머리를 맞대고 재원도 서로 적절히 분담하면서 이에 대한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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